김동준 이사, 이사회 진입 3개월 만에 공동의장
사외이사 의장 권고에도 사내이사 체제로 개편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키움증권이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김동준 이사는 창업주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다우키움그룹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된다. 한편으로는 키움증권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 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동준 사내이사를 이현 부회장과 함께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기존에는 이현 부회장이 단독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사내이사 두 명이 이사회를 함께 이끄는 체제로 전환됐다.
키움증권은 공시에서 "김동준 사내이사는 회계학 및 경영학 전공과 글로벌 사업 및 회계법인 근무 경험을 갖춘 인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 강화, 대표이사 내부통제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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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사진=키움증권] 2024.11.05 stpoemseok@newspim.com |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키움증권 이사회 체제의 변화를 두고 독립성 약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2023년 5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전까지는 사외이사 출신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지만, 사고 이후 사내이사인 이현 부회장이 의장직을 승계했다. 이번에 오너 2세인 김동준 이사가 공동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사내이사 중심 체제가 더욱 굳어진 흐름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이사회 의장을 원칙적으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할 경우, 그 사유를 공시하고 선임 사외이사를 별도로 둬야 한다. 키움증권은 이번 공동의장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 간 상호 견제를 도모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이사회 독립성 및 경영진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의장 선임을 원칙으로 삼은 점을 고려하면, 키움증권의 현 체제는 법적 요건은 충족했지만 실질적인 지배구조 취지에서 점차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에는 오너 2세 경영 승계가 맞물린 만큼 독립성 약화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사회는 원래 견제와 균형이 중요한 자리다. 빠른 의사결정이 된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선 여러 시선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머니를 정점으로 다우데이타, 다우기술을 거쳐 키움증권, 사람인, 한국정보인증으로 이어진다. 다우기술은 2025년 3월 26일 기준 키움증권 지분 40.7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그룹 최상단에 있는 이머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33.13%를 보유한 김동준 이사다.
김 이사는 1984년생으로 미국 USC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2021년 키움PE 대표를 맡았다. 현재는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운용총괄(CIO)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키움PE는 김 이사 취임 이듬해인 2022년 적자전환 이후 적자와 흑자를 번갈아 내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4015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김 이사의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