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 민간고용 감소에도 금리 인하 기대보다 '재정 우려' 부각
트럼프 감세안 하원 통과 불확실…"부결 땐 세금 자동 인상" 경고
영국 국채시장도 흔들…복지 철회에 신뢰 붕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민간 고용이 예상 외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일(현지 시각)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재정지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 부채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4.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291%로, 6월 13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은 1.2bp 오른 3.787%, 30년물은 4.3bp 상승한 4.821%에 각각 거래됐다.
이날 수익률 곡선도 가팔라졌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전일 46.7bp에서 50bp로 확대되며, 시장이 단기보다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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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koinwon@newspim.com |
◆ ADP 민간고용 감소에도 금리 인하 기대보다 '재정 우려' 부각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발표한 미국의 민간 고용은 6월 전월 대비 3만3,000명 감소하며, 9만5,000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엎었다. 이로 인해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국채시장은 재정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안은 1일 상원에서 극소수 차이로 통과됐으며, 상원 논의과정에서 내용이 일부 수정된 법안은 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한다. 당내 반대표만 3표 나와도 부결될 수 있어 법안의 향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비니 블로 채권 담당자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월부터 세금이 올라가게 된다"며 "이는 곧 소비자 소득 감소로 이어져 경기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변수는 영국의 재정 불안이다. 영국 정부가 복지 축소 계획을 철회하자, 예산절감 효과가 사라졌다는 불신이 퍼지며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22bp 급등했다.
영국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는 전날 눈물로 호소하며 계획 철회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노동당 정부의 재정운영 능력에 의문을 던졌다.
◆ 달러, 국채금리 반등에 동조 상승...시장 관심 비농업 고용 지표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자, 달러도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반등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이날 0.154% 상승한 96.786으로 9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달러는 엔과 스위스 프랑 대비로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엔 환율은 0.15% 오른 143.63엔에, 달러/스위스프랑은 0.06% 오른 0.7915프랑에 각각 거래됐다.
크레딧사이트의 잭 그리피스 전략총괄은 "노동시장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의 초점은 다시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날 JOLTS(구인·이직 보고서)는 강했고, 오늘 발표된 ADP는 급감한 만큼, 3일 발표될 공식 비농업 고용 보고서(NFP)가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