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가 눈앞에서 반락…고점 부담에 매도세 확산
매수심리 식은 시장…롱/숏 비율 급락
롱/숏 비율 역전 속 숏 포지션 급증…"숏 스퀴즈 가능성도 주목"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사상 최고가(11만2000달러)를 향해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4일(현지시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계속되는 저항선 실패에 고점 돌파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 오히려 숏(매도) 베팅이 늘며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간 4일 오후 6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98% 하락한 10만8,890.4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한때 11만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밀렸다. 이더리움 역시 같은 시각 1.88% 하락한 2551.03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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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최근 한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04 koinwon@newspim.com |
가격이 이처럼 반락하는 데에는 시장의 늘어나는 매도 포지션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얼라이즈(Coinalyze)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이번 주 10만6000달러에서 11만달러까지 오르는 동안 롱/숏 포지션 비율은 1.223에서 0.858로 급락했다. 롱/숏 비율은 1 이상이면 매수(롱) 포지션 우위, 1 미만이면 매도(숏) 포지션 우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 지표는 개인 투자자의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제로 2021년 강세장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오를 때마다 롱/숏 비율이 꾸준히 1 이상을 유지하며 상승 기대 심리가 뚜렷했지만, 올해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넘는 고점에서도 롱/숏 비율이 자주 1 미만으로 떨어지며 투자자들이 오히려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 5월 이후 10만~11만달러 사이 박스권에서 세 차례 각각 지지선과 저항선을 테스트하며 좁은 범위의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트레이더들은 고점에서는 숏, 저점에서는 롱으로 대응하는 단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6월 22일, 비트코인이 한때 10만달러 아래로 밀려났을 때 롱 포지션 진입이 급증하며 롱/숏 비율이 1.68까지 치솟았고, 이후 가격이 반등한 일이 있다.
이처럼 숏 포지션이 과도하게 누적되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숏 스퀴즈란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르자 손실을 막기 위해 서둘러 매수로 전환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11만2000달러를 돌파할 경우, 다수의 숏 포지션이 청산(손절매) 구간에 진입할 수 있어, 대량 매수 주문이 발생하며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리서치업체 HTX는 "비트코인 시장은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자금 유입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엇갈리면서 조만간 뚜렷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뉴욕증시는 독립기념일로 휴장했으나 시장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율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4월 발표했던 '세계 57개국 상호 관세' 정책과 관련해, 이날부터 10~12개국을 상대로 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10~20%가 아닌, 60~7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만약 실제로 고율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 증시는 물론 암호화폐 시장에도 적잖은 충격파가 예상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