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간 무기 재고 고갈 등을 이유로 첨단 무기 제공을 꺼려온 기조에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국방부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 옵션을 요청했으며, 이 중에는 패트리엇 체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국 내 잔여 장비뿐 아니라, 독일 등 동맹국이 보유한 체계를 제3국 이전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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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시스템 3기를 지원했고, 독일이 3기, 유럽 연합국들이 1기를 공동 제공했다. 다만 정비 문제 등으로 인해 이들 시스템이 동시에 운용되지는 않고 있다.
패트리엇은 발사대와 레이더, 지휘통제 장치, 요격미사일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방공체계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지원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중동 지역 무력 충돌까지 겹치며 미국의 재고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패트리엇뿐 아니라 AIM-120 대공미사일, AGM-114 헬파이어, GMLRS 다연장 로켓, 스팅어 미사일 등 핵심 무기 재고가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지난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포함한 일부 무기 출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지원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푸틴 대통령의 '휴전 거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통화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지만, 푸틴은 "전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 직후 "우리는 푸틴에게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너무 많이 듣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매우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며 "방어무기 중심이지만,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자위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추가 군사·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나 폴리야코바 미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소장은 WSJ에 "푸틴은 미국이 실질적인 압박을 하지 않으면 전쟁을 멈출 이유가 없다"며 "군사·경제적 비용을 지게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