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 및 화학제품 제조 부문 매출 비중 99%대 유지...신사업 기여 낮아
에스엠투네트웍스·삼화로지텍, 외부 고객 확보 난항...모기업 업무 위주
유씨에이치파트너스, 우크라이나 전쟁 직격탄...삼화리얼티, 성장성 '애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삼화페인트가 IT(정보기술)와 물류, 부동산 등 매출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본업인 도료 사업은 건설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성장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신규 진출 시장에는 이미 전문성을 갖춘 경쟁 업체들이 포진해 있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사업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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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 사업부문별 매출.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의 IT, 물류, 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이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화페인트의 IT 사업과 기타 사업 부문의 매출 합산액은 25억1100만원이다. 전체 매출의 1.9%에 불과하다. 사실상 전체 실적은 주력 사업인 도료 및 화학제품 제조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 도료 및 화학제품 제조 부문의 매출 비중 변화는 2022년 98.5%→2023년 99%→2024년 99.2% 등으로 낮아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사업 포트폴리오가 도료 관련 사업에 쏠려있다는 평가다.
삼화페인트는 꾸준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했다. 삼화페인트의 주력 제품인 건축용 도료의 수요가 건설경기의 영향에 좌우된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특수 화학, 페인트 인테리어 등 기존 도료 사업과 연관이 있는 분야 뿐 아니라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에도 도전했다. 2009년에는 IT 사업 추진을 위해 자사 전산실을 전산화 개발 법인 '에스엠투네트웍스'로 분리했다. 이후 ▲2014년 '삼화로지텍'(물류) ▲2016년 '유씨에이치파트너스'(해외 부동산 투자) ▲2024년 '삼화리얼티'(부동산 자산관리) 등을 종속회사로 포함시켰다.
기존 사업과는 ′결′이 다른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다만 삼화페인트의 역량은 여전히 본업인 도료 분야에 집중돼 있어 신규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실제 에스엠투네트웍스는 IT 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지만 현재 사실상 삼화페인트의 전산관리 부서 역할에 머물고 있다. IT를 본업으로 삼는 기업들과의 경쟁의 한계로 외부 고객과의 계약을 통한 독자적 매출 창출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삼화로지텍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화페인트에서 분사된 삼화로지텍은 화물운송 주선 및 운송대리 사업을 하는 회사다.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했지만 모기업의 물류와 배송에 주력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입장에서는 자회사와의 내부 거래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의 외형 확장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은 어려운 구조다. 삼화로지텍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3820만원→2023년 1억4831만원→2024년 -7927만원으로 변동성이 크다. 안정적인 외부 매출처가 부족한 만큼 삼화페인트의 경영 여건에 따라 사업 안정성이 함께 흔들린다.
해외 부동산 투자 사업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당초 삼화페인트는 키르기스스탄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유씨에이치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했다. 지배구조는 삼화페인트(81.8%)→유씨에이치파트너스(100%)→키르기스스탄 법인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키르기스스탄의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경기가 침체되며 키르기스스탄의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또 환율 변동으로 인한 글로벌 투자 위축 현상이 벌어지며 유씨에이치파트너스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억6307만원, 2024년 -1억3416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신규 설립된 삼화리얼티에 큰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삼화리얼티는 기존 삼화페인트가 보유한 부동산을 운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화페인트는 자사 제품 판매 거점인 전국 비즈니스센터 중 부산, 대구, 광주 지점이 위치한 건물 3개를 전체 보유하고 있다. 또 일부 지역 지점의 건물을 부분 매입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화페인트가 영업활동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보유 건물의 시장가격은 총 446억8400만원이다.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의 양과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대수익도 크지 않다. 올해 1분기 삼화리얼티의 매출은 1억2592만원, 분기순이익은 384만2400원에 불과하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경기침체를 대응하기 위해 사업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아이템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미래를 견인한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매출과 이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