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달러 강세, 엔화 15주래 최저
트럼프 관세·정치 리스크도 변수…달러 강세, 비트코인은 조정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면서,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6주 만에 5%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조짐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 인하를 미룰 것이란 관측이 채권 시장에 반영됐다.
15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6.4bp(1bp=0.01%포인트) 상승한 4.487%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중 고점은 4.491%로, 이는 6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5.022%까지 상승하며 6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적으로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하면서 장기채 매도세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는 2년물 금리도 이날 상승해 3.963%까지 도달했으며, 이는 6월 20일 이후 최고치다. 이는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조정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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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30년물 금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16 koinwon@newspim.com |
채권시장에서 물가 기대치를 보여주는 5년물 'BEI(Break Even Inflation Rate)'는 2.501%로,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BEI도 2.411%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은 소폭 가팔라졌으며, 2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는 53.2bp로 확대됐다.
◆ CPI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달러 강세, 엔화 15주래 최저
같은 날 발표된 미 노동부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해, 5월(2.4%)보다 가팔라졌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전월비 0.3%, 전년비 2.6%)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 2.9% 올랐다. 이는 3개월 연속 2.8% 상승에 이어 추가 상승한 것이다.
브린모어 트러스트의 짐 반스 채권 디렉터는 "파월 의장은 '올여름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이번 CPI 수치는 그 신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여전히 53%로 보고 있으나, 이는 몇 주 전 80%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10월 회의에서 첫 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79%로 집계됐다.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예상보다 높았지만, 서비스 물가 둔화는 연준의 점진적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관세·정치 리스크도 변수…달러 강세, 비트코인은 조정
외환시장에선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와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는 엔화 대비 15주 만에 최고치인 148.84엔까지 상승했다. 유로/달러 1.1603달러로 0.51% 하락했고, 파운드/달러는 0.28% 내린 1.3389달러로, 6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FX본부장은 "이번 달러 강세는 기술적 반등 성격도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 완화 기조가 달러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가 낮다"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고, 재무부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물색 중이라는 점을 공식화하며 연준 독립성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전일 대비 3% 하락한 11만6,571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전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3,153달러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