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A "中 '구두'로 고급 장비 반출 및 전문 인력 송출 제한 지시"
"인도가 글로벌 제조 허브로 부상하는 것 막기 위한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휴대전화 제조업계가 중국의 '비공식 무역 제한' 조치로 인해 수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며 인도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20일(현지 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에 따르면, 애플과 폭스콘·타타 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업체를 대변하는 인도 휴대폰 및 전자협회(ICEA)는 최근 인도 정부에 도움을 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ICEA는 서한에서 중국이 최근 인도의 스마트폰 생산에 필수적인 고급 장비와 희토류 광물의 해외 반출 및 기술 인력의 해외 송출을 규제하고 있다며, 폭스콘이 중국 측 지시로 최근 인도 내 아이폰 생산 공장의 중국인 기술자 300여 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면서 오는 9월 중순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 공개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부지를 확보했던 일부 중국 휴대전화 장비 제조업체들도 계획을 철회했다며, 이로 인해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320억 달러(약 44조 5600억원)를 목표로 정한 인도의 스마트폰 수출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ICEA는 특히 중국의 이러한 무역 제한 조치가 공식 문서가 아닌 구두 지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제한 조치는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인 것으로, 인도의 공급망을 마비시키고 글로벌 제조 허브로서의 인도 위상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러한 규제가 이미 제조업체에 상당한 생산 지연과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규제 영향을 받는 자본재를 인도 내에서 생산하거나 일본·한국에서 조달하는 비용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3~4배가량 비싸 인도 제조업체에 심각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 주고, 희토류 광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 부족은 공급망을 더욱 불안정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ICEA는 중국의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양자 및 다자간 대화 수립과 일본·한국·베트남 등 국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체 공급망을 확보할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ICEA의 서한과 관련해 인도 정부는 성명을 내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중국인 기술자 철수에 대해서는 애플과 계약업체인 폭스콘 간 문제이며 애플이 관련 문제에 대응할 방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 최대 공급업체인 폭스콘은 약 두 달 전부터 인도 남부 아이폰 공장의 중국인 엔지니어 및 기술자 대부분에게 귀국을 종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이달 초 보도했다.
폭스콘이 중국인 직원을 철수한 명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이 올해 초 규제 기관과 지방 정부에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로의 기술 이전 및 장비 수출을 제한하도록 압박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대만과 미국 인력이 중국인 기술자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해졌지만 핵심 장비 수입은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남아있고, 이는 아이폰17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는 미국 기술 인력의 평균 임금은 중국 인력의 약 6배이고, 대만 전문가 임금은 중국보다 약 50~60%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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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 [사진=블룸버그]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