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조정석, 최유리 주연의 영화 '좀비딸'이 세상에 하나 뿐인 자식을 지키기 위한 뭉클한 부성애로 올 여름 극장가를 물들인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좀비딸' 언론배급시사가 진행됐다. 조정석, 최유리, 이정은, 윤경호, 조여정 등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으로 배꼽잡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좀비물을 넘어서 진짜 가족과 부모 자식 관계의 의미를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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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의 한 장면. [사진=NEW] |
영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 장르 영화다. 어느 날 창궐한 좀비 바이러스에 딸 수아(최유리)가 감염되고, 정환(조정석)은 감염자들을 처단하는 정부 방침을 피해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고장으로 내려와 숨는다.
조정석은 지난해 '파일럿'으로 여름 극장가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딸 수아와 보아의 '넘버원' 댄스를 추며 오두방정을 떨다가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깊이있는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수아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마지막으로 "물어"라고 부탁할 때 모두는 정말로 지켜준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
수아 역의 최유리는 '외계+인'의 김태리 아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조정석과 부녀호흡을 맞췄다. 딸바보 아빠에게 '출입금지' "나가세요"를 주장하지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로 아빠를 해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기억을 잊고 생각을 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겨두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을 무너뜨리고 또 다시 일으키는 느린 자식의 한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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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의 한 장면. [사진=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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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의 한 장면. [사진=NEW] |
이정은, 윤경호, 조여정의 활약도 돋보인다. 유쾌하면서도 자식들을 끔찍히 아끼는 할머니는 음주가무에도 능한 덕분에 관객들의 배꼽을 책임지는 주요 신을 담당한다. 정환의 친구 동배 역 윤경호는 친구의 어려움을 모른척하지 못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다. 이정은과 '기생충 콤비'로 다시 만난 조여정은 연화 역으로 느슨해진 좀비물에 시시각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 영화는 좀비물이라는 약간의 판타지 설정을 띠고 있을 뿐 정통 가족 코미디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아빠와 딸의 짧지만 단란한 시간, 어떤 순간에도 딸을 포기할 수 없는 간절함, 아주 느리지만 부모에게 돌아오는 자식의 사랑 같은 것이 그렇다. 코믹한 대사와 설정을 빌려 가볍고 유쾌하게 표현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이나 감동이 결코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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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의 한 장면. [사진=NEW] |
특히 한 순간에 딸이 좀비가 돼버리고, 그 전의 일상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함이 정환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삶이 멈추거나, 세상의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고 느리고 더디게 나아가는 모든 이들을 돌보는 존재들이 떠올라 조금은 먹먹해진다.
무엇보다 '좀비딸'은 모두가 아는 감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순수한 웃음을 보장한다. 자극적이거나 외설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100% 순도의 코믹 가족 드라마라는 점에서 어린 아이부터 노인 세대까지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파일럿'으로 웃음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조정석의 흥행 연타가 기대되는 이유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