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해법, 중고령·여성·이주배경 인력 참여 확대해야"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생산연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령층·여성·이주배경 노동자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생산성학회(회장 윤동열)와 공동으로 '인구감소시대, 노동시장 전략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제2차 인구미래포럼을 열고, 범부처 차원의 노동시장 재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서 의원이 이재명 전 대선후보 직속 인구미래위원회 위원장 시절부터 주도해온 인구위기 대응 시리즈의 일환이다. 제1차 포럼에서 '인구정책 전담 중앙행정조직 신설'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 포럼에서는 본격적인 노동시장 재구조화 전략이 논의됐다.
특히 OECD 기준 생산연령인구(15세64세)는 2019년 3,762만8천명을 정점으로 매년 20만~30만명씩 줄고 있어, 절대 연령이 아닌 직무 능력 중심의 기준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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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의원실 제공] |
첫 발제를 맡은 노대명 전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중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필연적임을 강조하며, 현재의 복지 차원 노인일자리 정책을 넘어 고용·복지·산업정책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고용과 정년 연장 혹은 폐지, 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중고령자 고용창출 유망업종 선정 등을 핵심과제로 제시하면서, 기존의 고정된 생산연령인구 기준을 기대수명 기반으로 재정의하는 'POAT(Post-Old Age Threshold)' 개념을 도입하면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을 완화하고 1인당 국민소득 하락 등 경제적 충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연령 기준의 조정이 필요하며, 조정 시 실질적 은퇴 시기와 연금 수급 시기 간의 괴리를 해소할 수 있는 고용정책이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고용률 제고가 인구위기 해법의 중요한 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은 현재 국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6,110천명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이 경력단절 상태임을 지적하고, 경력단절여성 재취업을 위한 '브릿지 일자리' 확대, 서울·경기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구직지원금 제도의 전국적 확산, 유연근무제와 플랫폼·프리랜서 여성에 대한 단절 예방대책 마련 등을 제안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이규용 전 한국이민학회장은 기존 외국인력정책이 3D업종 중심의 미스매치 해소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절대적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농축산업, 지방 산업단지의 제조업체, 그리고 간병·요양보호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력 도입과 체류관리 권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특화비자 제도 개편과 이주배경 노동력의 통합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 좌장을 맡은 김경선 한국공학대학교 석좌교수(전 여성가족부 차관)는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이미 현실화된 상황에서 인력부족 사태가 쓰나미처럼 몰려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수적이며, 인력부족과 청년실업이 공존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AI 분야 청년 훈련과 일경험 확대, 그리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영교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대한민국의 인구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분야를 넘나드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특히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번 제2차 인구미래포럼에서 제시하듯, 중고령층·여성·이주배경 노동자가 함께하는 포용적 노동시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과 대응책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와 함께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 대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생산성 중심'의 고용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향한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특정 세대나 산업을 넘어선 범사회적 참여와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