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브라질 정부, 트럼프 원칙과 이익에 상충"...재무부도 대법관 제재
트럼프, 보우소나루 재판과 룰라 대통령 반발에 불만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브라질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4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로써 브라질산 제품에 적용되는 총 관세율은 50%에 달하게 됐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브라질 정부의 최근 정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원칙 및 전략적 이익과 상충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모의 사건 재판과 미국 정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보복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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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재무부도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을 담당한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을 인권 침해 혐의로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모라이스 대법관은 미국과 브라질 시민, 기업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마녀사냥을 벌이며 스스로 재판관이자 배심원이 되었다"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에 대한 부당한 탄압 역시 그가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룰라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재판을 "국제적 불명예"라고 비난하며, 이를 이유로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에 올린 서한에서도 "부당한 재판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쿠데타 모의, 선거 불복 폭동 선동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사안이 심각하다고 해서 (미국에)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 관세를 무기 삼아 2억여 명의 브라질 국민을 위협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협상 불발 시 미국에 '보복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7일 브릭스(BRICS) 정상 회의 폐막 기자 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위협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세계는 더 이상 황제를 원치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