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 수입품에 대해 50% 고율 관세를 예고한 것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반면, 우파 야권에는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 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아틀라스인텔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3일 미국 성인 2841명(표본오차 ±2%포인트) 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바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과반(50.3%)은 트럼프의 지난 9일 관세 위협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의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여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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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체 응답자의 62.2%는 자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관세 부과 결정이 부당하다고 평가했다. 이 중 40.9%는 이를 브릭스(BRICS) 참여에 대한 보복으로 봤고, 36.9%는 보우소나루 일가의 미국 내 영향력 때문이라고 봤다.
관세 위협 이후, 룰라 대통령은 만약 미국이 관세를 실제로 부과한다면 50% 맞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44.8%는 룰라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했고, 상응 조치로는 "약하다"는 응답도 25.2%로 나타났다.
과반(51.2%)은 브라질도 보복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8.6%는 중국 등 미국의 경쟁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룰라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도 반영됐다. 7월 지지율은 49.7%로 전달보다 2.4%포인트(p) 상승했고, 외교 정책에 대한 호감도도 60.2%로, 2023년 11월(49.6%) 대비 크게 올랐다.
"룰라가 국제 무대에서 브라질을 보우소나루보다 더 잘 대표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61.1%로 나타났다.
반면 브라질 우파 진영은 머리가 아프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여전히 브라질 보수 세력 내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지만, 1월 8일 정부청사 습격 사태와 관련해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룰라 대통령 암살 모의 사건과 관련해서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가 보우소나루를 옹호하며 사법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한 점도, 고물가 상황 속에 정치적 불신이 높은 브라질 내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48.6%는 트럼프 관세가 브라질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답했고, 70%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 예상했다. 브라질의 6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5%를 기록했다.
아틀라스인텔 조사를 총괄한 안드레이 로만 대표는 "이번 사안은 룰라에게 상당한 정치적 이익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