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잘 한 선수에게 성과 반영은 중요…폐지도 긍정 효과는 있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8년 연속 출전하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지난해까지 시행된 차등타수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차등타수제는 페덱스컵 랭킹 순위에 따라 선수들이 미리 언더파를 안고 시작하는 제도로,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에선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0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해 출발부터 최대 10타까지 차이가 났다. 10위 이하 선수들은 역전 우승이 사실상 어려워 뻔한 결말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올해부터는 출전 선수 30명이 누구든 우승하면 플레이오프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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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터뷰하는 로리 매킬로이. [사진=PGA] 2025.08.20 zangpabo@newspim.com |
매킬로이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20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차등타수제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시즌 내내 가장 잘한 선수는 당연히 약간의 이점을 가져야 한다. 만약 올해도 차등타수제를 유지했다면 셰플러가 (나보다) 2타 차 선두로 시작했을 텐데, (그마저도) 그가 이번 시즌 동안 보여준 압도적인 경기력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킬로이는 "시즌 내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도 올해 마지막 무대에서 큰 상금을 노릴 수 있게 됐고, 반대로 이미 좋은 시즌을 보낸 선수들에게는 그 성과를 확실히 마무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차등타수제 폐지의 긍정적인 면도 강조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발표된 내년 대회 일정도 반겼다. 그는 "1∼3월에 서서히 열기를 올리다가 마스터스에서 관심이 최고조로 오르고 그 열기가 PGA 챔피언십, US오픈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좋다. 일정이 빡빡할 수 있지만 대부분 동부 지역에서 열리니 이동이 그리 힘들진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그니처 대회를 일부 건너뛴 이유에 대해서는 "출전 스케줄을 가족이나 다른 일정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보고 결정한다. 선수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나는 그걸 활용했고 계속 활용하겠다"며 모든 대회 출전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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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 [사진=PGA] 2025.08.20 zangpabo@newspim.com |
최근 20대 젊은 선수보다 20대 후반과 30대 이상 선수들이 득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상황과 대회를 겪으면서 강해진다. 나도 힘든 경험을 많이 해서 수준이 높아질 수 있었다. 20대 때보다 지금 30대가 훨씬 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경험 덕분이다. 셰플러도 29세인데, 지난 5∼6년 동안의 경험이 지금 세계 최고가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 당시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날 입었던 그린 재킷을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입고 있었다. 지금은 옷장에 걸어두고 매일 보지만, 사실 생각보다 자주 입진 않는다. 예전엔 '마스터스만 우승하면 절대 벗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