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6월 넷플릭스 공개 직후 K-팝·K-푸드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캐릭터들이 즐겨먹는 라면과 김밥 등 K-푸드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 기업들 중 삼양식품, 오뚜기, 농심, 풀무원 등이 '케데헌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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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심] |
22일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 열풍의 대표 수혜자인 농심은 넷플릭스와 협업을 시작했다. 이번 콜라보는 국내 팬들을 중심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라면과 스낵이 농심 제품을 연상시킨다며 화제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농심 측에 따르면 실제로 케데헌 공개 이후 농심 내부 게시판과 외부 커뮤니티에서 콜라보를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농심 마케팅팀은 케데헌 방영 한 달 후인 7월 중순 넷플릭스 측에 공식 협업 제안서를 전달했다. 약 한 달간의 협의 끝에 8월 20일 글로벌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농심은 이달 말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소스 신제품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의 국내외 패키지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 캐릭터 적용한 콜라보 제품을 선보인다. 콜라보 제품은 한국과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정 운영된다.
'케테헌' 열풍 이후 SNS상에서 자발적 패러디 영상을 올리면서 불닭소스가 함께 언급되는 콘텐츠가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불닭의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현재 케데헌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콘텐츠와 타깃의 특성을 고려하여 관련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현재 BTS 진을 모델로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다. 오뚜기는 K-콘텐츠와 협업하는 부분도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
K-냉동김밥 신드롬의 배경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흥행이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부터 '중국 코스트코'로 불리는 현지 창고형 대형마트 '샘스클럽' 54개 전점에 자사 냉동 참치김밥 1종을 입점시켜 중국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풀무원은 냉동 김밥의 중국 현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연말까지 1종 추가, 내년까지 총 3,4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 업계에서는 전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글로벌 컨텐츠인만큼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케데헌 방영 이후 '한국(KOREA)' 구글 키워드 검색량은 두 배로 증가했다. 'Korean Food' 검색량은 75% 급증하며 그 어느 때보다 '한국'과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않게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브랜드와 제품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특히 K-문화가 글로벌 차원에서 우호적으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이런 자연스러운 관심이 기업들에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K-팝을 포함해 한국의 문화를 생동감 있게 다룬 케데헌이 글로벌 인기를 끌면서 김밥, 라면, 떡볶이 등 K-스트리트 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컨텐츠를 통해 K-컬처 및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추진력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 홀로는 해외 시장 개척이 어렵지만, 문화와 식품이 같이 간다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콘텐츠의 인기가 K-푸드가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 큰 힘이 된다"라며 "외국인들이 K-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그중에 하나인 K-푸드도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