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와의 관계 악화 탓"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가을 인도에서 열릴 예정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미국이 무역 등 문제로 불편한 관계를 겪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올 가을 인도 방문을 약속했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관계가 악화하면서 방문 계획을 철회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 간 관계는 지난 6월 17일 통화를 기점으로 급속히 악화했다.
앞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한 뒤 휴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중재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적 긴장이 해소됐다며, 파키스탄이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모디 총리 역시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을 압박했다.
NYT는 "그러나 모디 총리는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양국 정상이 더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며 6월 통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회동한 소식에 인도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양국은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도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의 자국 유제품 및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요구를 인도가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미국은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에 더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인도에 대한 총 관세율은 50%로, 이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인도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대(對)인도 압박을 '군다가르디(gundagardi, 깡패식 협박)'라고 표현하고 있다.
NYT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중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인도에서는 '정치적 금기선'이자 '굴복'이라는 점에서 모디 총리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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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