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까지 센서 탑재해 운행 중 주요 장치 이상 진단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CBM은 열차가 운행하며 차량 주요 장치의 작동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장을 예측해 최적의 유지보수 일정을 수립하는 시스템이다. 부품의 잔여수명과 교체주기 등을 AI로 분석·예측해 필요한 시기에 정비할 수 있다.
![]() |
열차차량에서의 CBM 현시화면. [사진=코레일] 2025.09.07 gyun507@newspim.com |
코레일은 새로 도입하는 고속열차(EMU-260)의 주변압기, 차축베어링 등 주요장치 15종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탑재한다. 현재 4대가 시범 운행 중에 있으며 내년 3월까지 10대에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다.
탑재된 센서는 열차 운행 중 자동으로 공기압과 차축발열 상태, 부품 이상여부 등을 검측하고 유지보수 데이터를 수집한다.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고장나기 전 미리 정비할 수 있어 유지보수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코레일은 수도권전철 1호선, 수인분당선 등 전동열차와 동력분산식 일반열차(EMU-150)에 CBM을 도입해 차량과 선로·시설물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에 EMU-260에 CBM을 도입함으로써 앞으로는 전동, 일반, 고속차량까지 모든 종류의 열차 안전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코레일은 고속차량 유지보수 안전성 향상을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KTX 컴퓨터의 '뇌'와 '신경망'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카드(PCB) 재설계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레일은 고속열차를 도입한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국영철도SNCF의 도움으로 고속차량 유지보수를 시작했으나, 현재는 전자기기 전문 연구팀을 운영하며 PCB 핵심 기판의 재설계까지 가능할 정도의 기술 자립을 완성했다.
제작사가 보안상 이유로 제공하지 않은 도면을 자체 기술력으로 재설계함으로써 한국철도의 유지보수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SNCF가 역으로 코레일에 PCB 검증 의뢰를 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
지난달 29일에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예방 중심의 유지보수와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CBM과 PCB 등을 주제로 'AI기반 고속철도 유지보수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코레일이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유지보수 기술력에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더해 철도 안전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