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평가전 30분 활약... '신형 진공청소기' 별칭 얻어
독일 언론 "한국과 함께 월드컵 꿈 한 걸음 더 가까워져"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치른 A매치 데뷔전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독일 현지 언론도 그의 선택과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카스트로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 후반 18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대체 카드로 교체 투입됐다. 약 30분 동안 중원을 누빈 그는 패스 성공률 88%(18회 중 16회 성공), 볼 터치 26회, 가로채기 2회, 태클과 클리어링 1회씩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그에게 평점 6.3점을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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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카스트로프가 7일(한국시간)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KFA] |
수치보다 인상적인 건 투지였다. 등번호 23번을 단 그는 막판 체력이 떨어진 미국 선수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달려들며 공을 빼앗았다. 몸을 날려 볼을 지켜내는 장면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홍명보 감독이 발탁 당시 언급한 "파이터 기질"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현지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서는 '신형 진공청소기'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경기 뒤 카스트로프는 "첫 경기를 치르게 돼 정말 기쁘다. 팀이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팬들이 만들어준 열정적인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며 "첫 승리를 거둬 행복하다. 앞으로도 더 나아가며 도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언론도 그의 행보를 주목했다. 축구 전문지 키커는 "카스트로프가 한국과 함께 월드컵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머니의 나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멕시코전은 사실상 '월드컵 합류 추천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빌트 역시 "한국 대표팀 데뷔전으로 월드컵의 꿈을 이어갔다"며 "독일 연령별 대표로 26경기를 소화했던 그는 이제 독일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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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카스트로프. [사진=KFA] |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 축구 사상 첫 해외 출생 혼혈 국가대표다. 2월 국내에 출생 신고를 마쳤고 5월 한국 여권을 발급받으며 태극마크를 달 자격을 얻었다. 롤란트 피르쿠스 묀헨글라트바흐 단장은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그는 한국 뿌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황인범의 파트너를 시험 중이다. 카스트로프의 데뷔전은 중원 구성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그는 오는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