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석 전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내년 초 효력 목표
국민의힘 출신 윤한홍 정무위원장, 금감위 설치법 등 시간 필요
절대 다수 여당, 패스트트랙 지정시 최장 6개월 후 처리 가능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으로 17년 만에 금융위원회가 해체되고,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이 분리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추석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지만, 실제 금융위원회가 없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위원회의 국내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남은 금융당국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에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두며, 금융감독원 내부 조직이었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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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 개관 [자료=행정안전부] |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을 추석 안에 처리하겠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해체를 위해서는 다양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8일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금융위원회 조직의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 신설, 재정경제부 신설 등을 규정하는 정부조직법 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폐지 및 권한의 이전 등을 위해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과 금융정책 관련 권한과 업무 주체 변경을 위해 은행법과 자본시장법 개정도 해야 하는데 구문만 220여개다.
법률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제안되며 여야가 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상임위 심의 후에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구와 최종 심사를 받은 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돼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될 전망이다.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제출된 후 본회의를 통과되기까지는 평균 32일에서 52일 정도였다. 박근혜 정부는 제출 후 52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문재인 정부는 법 발의부터 통과까지 약 41~42일이 걸렸다.
반면,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은 취임 9개월 만인 2023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여야 정치적 갈등 및 여소야대 상황 때문에 법 발의부터 통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재명 정부는 여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법 발의와 통과에 시간이 길게 필요하진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전 법 통과와 내년 1월 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당이 절대 다수였던 이명박 정부 당시, 정부조직법 발표 후 35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례도 있는 만큼 빠른 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금융위원회가 내년 1월 초 해체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를 위해 필요한 여러 법안들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국회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위원장이어서 빠른 처리에 협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국민의힘 정무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관련은 당 차원에서 입장을 정하면 그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정부에 대해 강하게 맞서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해체 등 정부조직개편안을 쟁점화하면 금융위 해체가 1월 초 시행되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이용해 해당 안건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하면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180일 이내 처리하도록 돼 있어 약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추가적인 논란도 있을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금융위 소관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공공기관들이 기재부로 가야 할지, 금감위가 맡아야 할지 혼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기재부로 가더라도 지금까지처럼 감사는 금감원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결국 공공기관마다 시어머니가 둘이 되니 불편함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