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1억원... 통산 누적 상금 5400만원의 두 배 획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70년생 '재야의 고수' 이승진이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데뷔 7시즌 만이자 통산 49번째 대회 만에 프로당구 PBA 무대에서 정상에 섰다. 그것도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 우승과 함께 3쿠션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강호 최성원을 꺾고 감동의 당구 드라마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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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이 8일 열린 SY 베리테옴므 PB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짓고 아내와 뜨거운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빌리아드TV 중계화면 캡처] |
이승진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4차 투어 SY 베리테옴므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최성원(휴온스)을 세트 스코어 4-1(15-12 15-10 15-4 9-15 15-11)로 꺾었다. 그는 PBA 역대 24번째 우승자가 됐다.
아울러 올 시즌 남자부 투어 네 번째 대회 만에 한국인 첫 우승자로 기록됐다. 앞선 1~3차 투어에서는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 모리 유스케(일본·에스와이) 등 외국 선수가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최성원은 유난히 불운을 겪으며 초반부터 샷난조에 빠졌다. 반면 이승진은 초반 다소 긴장한 듯 실수가 많았지만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포인트를 쌓아 대어를 낚았다.
1세트 13-5까지 앞서가던 이승진은 추격을 허용해 13-12까지 쫓겼다. 그러나 12이닝 후공에서 남은 2점을 보태 15-12로 승리하며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이어가 11이닝 만에 15-10으로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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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사진=PBA] |
상승세를 탄 이승진은 3세트에서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15-4로 완승했다. 최성원은 4세트를 6이닝 만에 15-9로 이겨 한 세트를 따냈다. 5세트에서 0-7로 끌려가던 이승진은 5이닝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뒤 6이닝에서 4점을 추가하며 15-1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부사' 최성원을 꺾은 이승진은 우승 확정 순간 큐를 번쩍 들고 펄쩍펄쩍 뛰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관중석에 있던 아내와 뜨거운 포옹과 입맞춤까지 나눴다.
이승진은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PBA 출범 후 통산 상금이 5400만원에 불과했던 그는 단 한 대회 만에서 두 배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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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이 8일 열린 SY 베리테옴므 PBA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우승 상금을 전달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빌리아드TV 중계화면 캡처] |
최성원은 지난 2023-2024시즌 휴온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도전한 통산 두 번째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승진은 대구 아마추어 무대에서 '당구계의 이승엽'으로 불렸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히기도 했고 2016년 국토중앙배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아마 시절부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프로 진출 이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 4강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확 달랐다. 개막전에서 처음 준결승에 오른 그는 상승세를 이어 4차 투어에서 결승에 올라 트로피까지 손에 넣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