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민주당 정청래, 독설 경쟁…정국 더 '냉랭'
3대 특검 연장·예산안 처리 등 곳곳 화약고…"강 대 강 지속"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날 선 발언만 주고받으며 정국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내란 정당'이니 '나 홀로 독재당'이니 하며 상대 당을 대화 상대가 아닌 사라져야 할 당을 보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기국회에서 사사건건 강대강으로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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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10 mironj19@newspim.com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독한 말을 쏟아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54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의회 독재 횡포', '야당 겁박', '협박의 정치', '재정 패륜', '전과 22범 범죄자 주권 정부', '낯 뜨거운 명비어천가' 등을 입에 올리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송언석 대표는 특히 '독재'를 8번, '폭주'를 7번 언급하며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귀를 닫고 일방적으로 각종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라는 위선의 탈을 벗어던지고 '나 홀로 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비난하며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루 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국민의힘을 향해 독설을 뿜어냈다. 정청래 대표는 약 54분 간 이어진 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세력 프레임에 가뒀다. 정청래 대표는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 대상이 될지 모른다"며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반면 정청래 대표는 '협치'는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화'와 '타협'이라는 단어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 3대 특검 연장부터 정부 예산안 처리까지…곳곳이 지뢰밭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 특검)을 연장하는 '더 쌘' 특검법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검찰 해체 4법,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해체 법, 내년도 정부 예산안 등이 쟁점 법안이 줄줄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된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논의 단계에서부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이 범여권인 조국혁신당과 일방 처리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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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09 pangbin@newspim.com |
앞서 지난 9일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방통위 해체 관련 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대표적이다. 지난 4일에는 3대 특검 연장법이 국민의힘 표결 불참 속에 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입법 폭주를 막을 절대적인 의석 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은 특별위원회(특위) 구성을 통해 대안을 찾자는 방향이다. 검찰 개혁 4법은 사법개혁특위에서 논의하고 정부 예산안 원점 재검토를 위해 여야정 재정개혁특위를 구성하자는 방식이다.
민주당이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전문가 시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야) 강대강 기본 구도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있었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곧바로 정청래 대표가 공격을 시작했고 국민의힘 반격하면서 빠른 속도로 원위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한의 민생 법안 처리에 협조하겠지만 쟁점 법안에서 강대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