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주 APEC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성사 여부 주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대표단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틱톡(TikTok), 무역, 경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이날 거의 6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베선트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내일(15일) 아침에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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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좌)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우)가 9월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무역 및 경제 회담 당일, 중국 허리펑 부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뒤 산타크루즈 궁전을 떠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의제에는 국가안보 문제와 틱톡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은 미국 내 운영을 계속하기 위한 합의를 이번 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양측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작업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정상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담 당사자들이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뒤에도 실무진들은 저녁까지 협의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양국이 무역과 펜타닐 등에서 여전한 견해 차이를 보이는 만큼, APEC에 앞서 베이징에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낮고 APEC에서도 형식적 만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수석 부회장이자 베테랑 미 무역협상가인 웬디 커틀러는 마드리드 회담에 앞서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6주 뒤 열릴 수도 있는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은 실질적 성과물을 내기 위해 작업을 더욱 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양국 정부가 다뤄야 할 현안이 워낙 복잡하고, 여기에 시 주석이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점점 더 갖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회담을 위한 성과물에 합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중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두 만난 시 주석의 '만찬 후 입가심용 사탕' 정도로 여겨지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베이징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명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자국 대표단이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의 출장 일정은 9월 12일부터 18일까지로, 그는 스페인과 영국을 방문해 카운터파트와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날 회담에 앞서 중국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두 건의 조사를 착수했다. 여기에는 특정 미국산 아날로그 IC 칩을 대상으로 한 반덤핑 조사도 포함됐다.
해당 조사는 미국이 중국 기업 23곳을 추가로 엔티티 리스트에 올린 직후 나왔다. 해당 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의 "국가안보 또는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간주돼 각종 제재가 가해진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