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브랜드'도 고배…미달 단지 평균 미달률 55%
팔릴 단지는 팔린다…'안전 마진'에 수요 쏠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60주가 넘는 장기적인 지방 집값 하락세 속에서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마저 조기 분양에 실패하며 쓴잔을 마시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경쟁률로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지방에서는 최상위 브랜드조차 수요자의 외면을 받으며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안전 마진이 최우선 되는 시장 흐름상 수요자들이 브랜드의 명성보다 분양가와 미래가치를 더욱 냉정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 '1군 브랜드'도 고배… 미달 단지 평균 미달률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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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8월 13일부터 9월 10일까지)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의 건설 주간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공급된 청약 단지 21개(1만 2366가구) 중 15개가 미달로 마감했다. 미달된 단지들에서 공급된 가구 수는 1만 242가구로 미달 가구 수는 5651가구다. 따라서 이들 단지의 평균 미달률은 약 55.2%에 달한다.
이들 미달 단지는 대부분 지방 시장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위 1군 건설사로 일컬어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도 고전을 면치 못한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트레파크는 총 1370가구를 공급했으나 1073가구가 청약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으며, 부산 서면 써밋 더뉴(총 919가구 공급, 306가구 미달)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남 더샵 신문그리니티 2차 역시 총 695가구가 공급됐으나 348가구 미달을 기록됐다. 한달 간 인천에 분양을 개시한 두산건설 역시 청약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천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가 총 371가구 중 16가구만 분양됐으며,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역시도 총 412가구 중 289가구가 미달됐다.
이 같이 건설사들이 대표 브랜드를 내세웠음에도 지방 청약 시장에서의 열기가 시들한 것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깊은 침체의 여파를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지방광역시 및 기타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는 63주에서 6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장기적인 가격 하락은 수요자의 구매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고, '지금 집을 사면 손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 팔릴 단지는 팔린다…'안전 마진'에 수요 쏠려
반면 지방 시장에서도 완판에 성공한 단지들은 예외적인 사례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충남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는 2.9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했으며, 강원 춘천 레이크시티 2차 아이파크는 27.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공은 브랜드 타운 형성을 통한 후광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천안에 6000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 형성을 조성하기로 했다. 건설업 관계자는 "천안, 춘천 두 단지 모두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만큼 높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라며 "특히 천안은 역세권, 학세권 등의 입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호수공원 조망권, GTX 연장 호재 등 명확한 입지적 강점도 분양가를 상쇄할 안전 마진 수요를 충족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업 관계자는 "춘천은 GTX-B 연장 호재가 작용했다"며 또한 "희소성 높은 대형면적을 바탕으로 다수의 녹지로 둘러싸인 주거환경과 구도심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봤다.
한편 여전히 서울의 청약 시장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특히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 단지들은 시세 차익을 노린 수요가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가격 경쟁력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어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저렴했던 롯데건설의 잠실 르엘은 631.6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홍대입구역, 대방역, 망포역 등 교통 핵심지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들도 강세를 보였다. 홍대입구역 센트럴 아르떼 해모로는 1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대방역 여의도 더로드캐슬은 1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권인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도 1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