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인도네시아와 9년 만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에 합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정안에 대한 공식 서명은 오는 23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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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드라이브가 이번 협상을 가속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에 19%, EU에 15%를 관세를 매겼다.
인도네시아는 "협정안이 비준되면 1~2년 안에 EU로 수출되는 인도네시아 수출품의 80%에 대해 0%의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팜유와 지방산, 구리 광석, 신발 등 주요 생산품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와 기계 등 EU의 산업 및 농업 수출품에 대한 인도네시아 측 관세도 인하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인도네시아와의 무역협정은 새 시장 개척과 더 많은 기회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유럽의 청정 기술 및 철강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간 무역 규모는 작년 약 300억 달러에 달했다. EU는 인도네시아의 다섯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다.
FT는 "약 3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는 EU의 최우선순위 중 하나였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소비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EU 산업계에 필수적인 원자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EU와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6년 7월 공식 협상을 개시했다. 지난 7월에는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CEPA 진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협정안은 양측의 비준 과정을 거쳐야 한다. EU의 경우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 비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비준 절차가 1~2개월 정도에 끝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