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7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큰 베팅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두 달 연속 1년 반 만의 최고치 수준을 유지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0.16포인트(0.03%) 떨어진 550.63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9.94포인트(0.13%) 오른 2만3359.1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2.71포인트(0.14%) 상승한 9208.37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1.24포인트(0.40%) 떨어진 7786.98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49.58포인트(1.28%) 하락한 4만1954.98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6.10포인트(0.24%) 물러선 1만5127.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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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연준은 유럽 증시가 폐장한 이후인 오후 2시(미국 동부 시간)에 금리 결정 결과를 발표한다. 로이터 통신은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널리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결론은 대체로 예상된 것이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은 이번 결정이 향후 여러 차례 금리 인하로 연결되는 첫걸음인지, 아니면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확약을 꺼리는지 여부"라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오늘 유럽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연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으로 새롭게 이사진에 합류한 스티브 미란과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하려 했던 리사 쿡 이사가 모두 참석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 올랐는데 이는 지난달과 같은 수치이다. 작년 1월 4.0%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수치 발표로 영란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MPC)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4%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는 18일 열린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에너지가 국제 원유가 하락 영향으로 1.2% 떨어졌고, 구리 가격이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기초자원 섹터도 1.2% 내렸다.
개별 종목에서는 독일 스포츠웨어 업체인 푸마가 16.7% 폭등하며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경제 매체인 매니저 마가진이 "사모펀드인 CVC파트너스가 푸마를 비상장화하는 데 관심을 갖는 투자자 두 곳 중 하나"라고 보도한 것이 계기였다.
동종 업체인 아디다스도 1.7% 올랐고, 영국 스포츠 의류 소매업체인 JD스포츠도 0.5% 동반 상승했다.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와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는 각각 2.7%, 3.5% 떨어졌는데 이는 베티나 오를로프 코메르츠방크 최고경영자(CEO)가 유니크레디트의 잠재적 합병 제안을 "적대적"이라고 규정하면서 어떤 거래도 수익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편 UBS 전략가들은 이날 유럽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신규 주문 개선을 시사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와 내년 STOXX 600 지수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