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뱅크' 접고 기업 대상 'ERP뱅킹'로 방향 선회 '묘수'
신한계열 제주은행 중심 더존비즈온과 맞손...고도화 단계
신한금융 "제4인뱅 무산 예상 못해..내년 1분기 DJ뱅크 출격"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결국 무산되면서 일찌감치 발을 뺀 신한금융그룹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초 '더존뱅크'로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가 ERP(전사적 자원관리)뱅킹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묘수가 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 문턱을 넘지 못한 소소뱅크·소호은행·포도뱅크·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이 새 대안을 강구할 동안 신한금융은 새 ERP뱅킹 브랜드 'DJ 뱅크'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례회의에서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낸 4개 컨소시엄(소소뱅크·소호은행·포도뱅크·AMZ뱅크)의 은행업 예비인가를 모두 불허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은 전임인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한 정책이다. 기존 K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새 인터넷뱅킹을 선정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되며 이전 정부가 추진한 정책 동력이 약화되면서 결국 무산에 이르게 됐다.
금융당국은 이들 4개 컨소시엄이 대주주 요건과 자본력 확충 가능성 등 조건에 부합하지 않다고 최종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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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과 더존비즈온이 함께 추진하는 새 ERP뱅킹 브랜드 'DJ뱅크' 로고. 내년 1분기 중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이미지= 특허청] |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결국 무산되면서 일찌감치 방향을 선회한 신한금융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초 신한금융은 더존비즈온과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꾸려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했지만 예비인가 전 단계에서 발을 뺐다. 제4인터넷은행 대신 기업 대상 금융서비스인 'ERP뱅킹'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 묘수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ERP뱅킹은 기업 자원 통합관리 프로그램인 ERP시스템에 금융을 접목하는 임베디드 금융을 말한다. 금융서비스를 원하는 기업 동의를 거쳐 실시간 자금흐름과 거래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 니즈에 맞는 적시성 있는 맞춤형 금융제안이 가능해진다.
이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기업금융 강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더존뱅크'의 경쟁사였던 소소뱅크·소호은행·포도뱅크·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이 이제 막 대안강구에 들어갔지만 신한금융은 보다 이르게 기업금융 관련 서비스를 구체화한 측면에서 시간을 번 셈이다.
ERP뱅킹의 운영 및 서비스는 신한금융 계열 제주은행이 맡는다. 관련해 더존비즈온은 제주은행의 지분 14.99%를 확보하면서 신한금융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관련해 김호대 제주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은 지난달 가진 신한금융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국내 최초 시도되는 ERP뱅킹을 신한금융과 시너지를 통해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며 ERP뱅킹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제주은행 주축으로 현재 더존비즈온과 ERP뱅킹 출시를 위한 고도화 단계를 밟고 있다. 최근에는 ERP뱅킹 사업단 내 AI조직을 구성하는 등 서비스를 구체화했다. 양사 합작사인 기업금융 특화 핀테크기업 테크핀레이팅스의 기업신용평가 플랫폼 등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이 적용된다.
'ERP 뱅킹' 서비스의 브랜드 명은 'DJ BANK(뱅크)'로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특허청에 서비스명인 'DJ BANK(뱅크)' 로고 상표권을 등록하며 서비스 출시 기반을 다졌다.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서비스를 공식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 무산을) 예상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ERP뱅킹은 기업 자원 통합관리 프로그램인 ERP 시스템에 금융을 접목시킨 것으로 내년 1분기 서비스 출시 계획중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