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LA 다저스가 26일 애리조나 원정 경기 승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자그마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머리가 그 어느 해보다 복잡하다는 것이다. 톱타자이자, 팀의 에이스도 될 수 있고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는 무한 옵션을 가진 오타니 쇼헤이 때문에 생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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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의 활용법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MLB닷컴] 2025.09.26 zangpabo@newspim.com |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안은 지난해에는 고민할 게 없었다. 오타니가 토미 존 수술 여파로 시즌 내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어깨 부상까지 겹쳐 월드시리즈까지 16경기를 모두 지명타자로만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올 시즌 두 개의 칼을 완벽하게 휘두를 수 있는 상태이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라스노우, 에밋 시한에 베테랑 클레이턴 커쇼까지 이어지는 두터운 선발진을 보유했지만 시즌 막판 불펜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도류' 오타니의 존재는 한층 더 특별해진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이 26일(한국시간) 게재한 '가장 무난한 선택부터 완전히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까지, 오타니를 쓸 수 있는 6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1. 그냥 지명타자로만 쓴다
가장 단순하고 쉬운 방법이다. 올 시즌 오타니는 142경기에 오로지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그보다 많은 경기를 지명타자로만 나온 선수는 없다. 그러나 오타니는 나머지 14경기엔 선발 투수 겸 지명타자로 나갔다. 최근 4경기에선 19.2이닝 1실점 27탈삼진을 기록했다. 가장 확실한 에이스를 포스트시즌 문대에서 마운드에 세우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2. 선발투수로 나서고, 지명타자로 남는다
가장 현실적인 그림이다. 실제로 올 시즌 14차례나 이렇게 기용됐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에도 타석에 남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경우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 가능성이 높다.
3. 지명타자로 뛰다 불펜 등판한다
로버츠 감독이 직접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한 시나리오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처럼 극적인 마무리 투입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다만 시즌 내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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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오나티 쇼헤이가 7월 31일 신시내티 원정 경기에서 4회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왼쪽)이 나와 몸상태를 물어보고 있다. [사진=MLB닷컴] 2025.07.31 zangpabo@newspim.com |
4. 지명타자→구원투수→외야수
오타니 본인이 직접 "필요하다면 외야수로 뛸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한 만큼 완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2021년 LA 에인절스에서 오타니는 외야수로 7경기를 치렀다. 당시엔 오타니 룰이 생기기 직전이었다.
5. 선발투수+지명타자→마무리투수
야구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만화를 찢고 나온 그림'이다. 선발로 나와 6이닝을 던지고 지명타자로 남았다가, 9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따내는 시나리오다. 불펜 난조로 고전 중인 다저스가 벼랑 끝에서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6. 선발투수+지명타자→마무리투수+외야수
마지막은 '궁극의 혼종'이다. 선발로 나와 타석에 서고, 마무리로 다시 등판했다가 연장전에서 외야수로 옮겨 끝까지 타석을 지키는 방식이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오타니이기에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MLB닷컴은 "오타니와 함께라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