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우방 카타르가 공격받을 시 미국이 방어하겠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미국은 카타르의 영토, 주권 또는 중요 인프라에 대한 모든 무력 공격을 미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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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경제협력 합의서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한 "그러한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은 외교적, 경제적, 그리고 필요한 경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하여 미국과 카타르의 이익을 방어하고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의 정책은 외부 공격으로부터 카타르의 안보와 영토 보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CNN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 방어 약속, 왜 이상한가'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이번 행정명령이 흡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의무를 명시한 조약 5조와 같다고 짚었다.
그러나 나토 조약은 미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반면, 행정명령은 대통령 권한에 따른 것이어서 다음 행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아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방적으로 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라며 "헌법은 조약 체결 권한을 상원에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은 미군을 전쟁에 투입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서 의회를 우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준 선물에 대한 보답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카타르에서 4억 달러에 달하는 고급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쓰라고 기증 약속을 받았고, 트럼프 가족 사업체인 '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카타르에 골프 리조트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수천억 달러의 대미 투자도 유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9일 하마스 지도부 제거를 위해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격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에 다시는 이런 공격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카타르를 안심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