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5000m서 6분43초87로 4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금2·은3·동1)인 이승훈(알펜시아)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내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이승훈은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경기에서 6분43초87을 기록해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 |
[하얼빈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이승훈이 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를 마치고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 2025.2.9 psoq1337@newspim.com |
이번 대회는 단순한 전국대회가 아니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파견 대표와 2025-2026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대표 선발전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만큼, 사실상 이승훈의 올림픽 출전이 이 경기 결과에 달려 있었다.
장거리 부문 태극마크는 남자 5,000m/10,000m에서 2명, 매스스타트 2명에게 준다.
이날 5000m에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정재원(의정부시청)이 6분41초73으로 1위를 차지했고, 조승민(동북고)이 불과 0.12초 차이로 2위(6분41초85)에 올랐다. 이승훈은 상위권과의 기록 차를 좁히지 못하며 아쉽게 대표 선발권을 얻지 못했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서 이승훈은 5000m 단일 종목만 출전 신청을 했기 때문에, 다른 종목이나 팀 추월 경기 등 단체전 멤버로 합류할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졌다. 이로써 그는 2010 밴쿠버 대회부터 이어온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4'에서 멈추게 됐다.
이승훈은 한국 빙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인 장거리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2014 소치 올림픽에서도 팀 추월 은메달을 추가했고,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대회에서는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팀 추월 은메달을 수확하며 절정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어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추가, 4개 대회 연속 메달을 수확한 한국의 대표적 '빙상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노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세대의 기세에 밀린 그는 결국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는 '신성' 이나현(한국체대)이 38초72로 1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나현은 최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떠오르는 유망주로 급부상한 선수다. 정희단(선사고·39초17)과 김민지(화성시청·39초29)가 그 뒤를 이었으며,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던 김민선(의정부시청)은 다소 부진한 기록인 39초44로 4위에 머물렀다.
여자 500m 2차 레이스는 15일 같은 장소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