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히며, "내가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곳(북한)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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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그는 김 위원장과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 이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꽤 큰 사안"이라며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그를 꼭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 (한국은) 마지막 방문지라 (연장이) 매우 쉽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제재 완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사례다. 1기 때는 비핵화를 대북 제재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그 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다만 제재 완화 카드가 실제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북·러 밀착으로 제재 완화의 실효성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와 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식량과 에너지 등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가상화폐 탈취 등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제재 완화에 매달리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협상에는 "응할 뜻이 없다"며 선을 그어 왔다. 사실상 '거래의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도 '비핵화' 언급은 자제한 채 '제재 완화'라는 당근을 내밀며 김 위원장의 반응을 떠보는 모양새다. 그러나 2019년 판문점 회동 같은 장면이 재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6~28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방문 일정을 소화 중이다. 최 외무상의 방러 일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시점과 겹치면서, 이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북·미 회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북·러 간 사전 조율을 통한 '회담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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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