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설비 통폐합 사업 재편 합의
연말까지 NCC 최대 25% 감축 자구안 제출 가능할지 미지수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국발 저가 공세에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최대 25%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가운데, 충남 대산산업단지에서의 설비 통폐합이 우선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선 자구노력, 후 정부 지원' 을 기본방침으로 업계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체간 '눈치 보기'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채권단을 통한 금융 지원 중단 등 구조조정 압박에도 나섰다.
2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충남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 산단 내 석화 설비를 통폐합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NCC 설비 등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고, HD현대케미칼은 현금 출자를 통해 합작사를 세운 뒤 양사 지분을 비슷하게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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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여수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
현재 HD현대케미칼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합작사 지분을 양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누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국내 석유화학기업 10개사와 현재 나프타분해시설(NCC)의 18~25%를 감축하기로 협의했다. 또 석화 기업에 올해 연말까지 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계획안을 제출하면 '기업활력법'에 따른 사업 재편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승인 절차를 밟고, 지원 내용을 확정해 이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 자구 노력과 사업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 종합 지원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책임 있는 자구 노력 없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 감축 혜택만 누리려는 무임승차 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자율적 사업 재편 논의 참여중인 울산과 여수산단의 기업들은 서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인 지원책 없이 설비 감축 목표만 제시해놨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만 지나고 나면 언젠가 석유화학 호황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는 불확실한 낙관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반도체처럼 호황기가 다시 왔을때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업체들간 눈치 싸움이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