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28일 선·현물시장에서 2조8747억원 대규모 순매도 기록
"원화 약세 국면에서 매도 포지션 확대하며 환율 위험 헤지 나서"
단기 차익 실현 성격도…"IT 등 사지만 중립적인 시각도 있어"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지 1거래일 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현물 시장에서 3조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최근 빠르게 오른 주가에 대한 부담과 원화 약세로 인한 환헤지(환위험 회피) 수요가 맞물리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8일 선물시장에서 1조790억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을 1조6219억원, 섹터지수 선물을 39억원, KRX300 선물을 320억원 순매도했으며, 코스닥150 선물만 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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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조795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며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2포인트(0.80%) 내린 4010.4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중 한때 3972.56까지 밀렸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며 40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의 직접적 요인으로 달러/원 환율 급등을 꼽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어서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선물 매도는 현물 직접 매도보다는 유동성, 진입·청산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원화 약세 국면에 빠르게 매도 포지션을 확대하며 환율 위험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의 빠른 회전은 시장 수급이 환율과 유동성 변수에 한층 민감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즉 단기 과열된 코스피를 두고 외국인들이 업종별 선택적 매수 전략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물시장은 현·선물 간 베이시스(가격 차)에 따라 움직이는데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간 부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일 수 있다"면서도 "선물은 숏포지션이 잡혔고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은 매수라는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IT 등은 사지만 전체 시장은 중립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외국인 수급의 관건이 환율 안정 여부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명실 연구원은 "원화가 1400원대에서 안정되지 못하고 추가 약세로 가면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다시 1300원대 후반으로 복귀할 경우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은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