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완전 차단에 'AI 패권' 발언 파장
트럼프와 회동 이후에도 규제 완화 효과 '미지수'
시진핑·트럼프 회담서도 반도체 해빙 '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았다가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섰다.
황 CEO는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퓨처 오브 AI 서밋(Future of AI Summit)' 현장에서 "중국은 낮은 에너지 비용과 느슨한 규제 덕분에 AI 경쟁에서 미국을 제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CNBC는 해당 발언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황이 지금까지 내놓은 메시지 중 가장 강도 높은 경고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첨단 AI 기술의 글로벌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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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논란이 확산되자 엔비디아는 FT 보도 몇 시간 뒤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젠슨 황 명의의 별도 성명을 게시했다. 그는 "중국은 AI에서 미국보다 단 몇 나노초 뒤처져 있을 뿐"이라며 "미국이 전 세계 개발자들을 선점해 앞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그간 "미국이 AI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려면 전 세계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칩을 계속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는 자사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 제한 완화를 위한 논리로도 활용돼 왔다.
◆ 트럼프 회동 후 일부 규제 완화…그러나 중국은 '시장 봉쇄'
지난 7월 젠슨 황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엔비디아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양측의 협의가 진전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합의에 따라 엔비디아와 경쟁사 AMD는 중국 시장용으로 설계된 기존 AI 프로세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 안보심사를 이유로 엔비디아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황 CEO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0이 됐다"고 밝혔다.
중국이 엔비디아 칩의 복귀를 허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술기업들에게 국산 AI 칩 사용을 장려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엔비디아의 시장 접근권을 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거나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 확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고 있다.
◆ 시진핑·트럼프 회담서도 반도체 해빙 '무'
황 CEO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기간 한국에 머물렀지만, 양국 정상 간 관세 협상은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황 CEO의 요청에 따라 '차세대 AI 칩의 중국 판매 허용'을 논의하려 했으나,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황 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서방은 냉소주의(cynicism)와 과도한 규제로 발이 묶여 있다"며 "반면 중국은 에너지 보조금으로 자국 개발자들이 자국산 칩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에너지와 기술이 결합된 국가 전략의 핵심"이라며 "미국이 혁신 속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세계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