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옥 지분 매입·마케팅 비용 확대 등 부담
IPO 준비 국면에서 재무 안정성 관리 관측
코인 호황에 현금성자산·예치금 3조로 급증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빗썸이 올해 3분기 중 3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새로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점유율 경쟁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 집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반기 강남 테헤란로 신사옥 건물 매입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외부 자금 조달을 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빗썸의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3조원대로 급증하며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은 올해 3분기 중 KB국민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용도의 단기차입금 3000억원을 조달했다. 강남 신사옥 지분 매입과 마케팅 비용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단기 차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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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썸이 지난 5월 매입한 신사옥 건물인 '빗썸금융타워'. [사진= 뉴스핌DB] |
빗썸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형 오피스빌딩 '강남N타워(현 빗썸금융타워)'를 신사옥으로 낙점하고, 해당 건물을 담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지분 50%를 셰어딜 방식으로 매입했다. 셰어딜(Share Deal)이란 부동산을 직접 사고파는 에셋딜(Asset Deal)과 달리 리츠나 펀드의 수익자(지분)를 이전하는 방식이다.
강남N타워를 담은 리츠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지분 50%를 확보한 빗썸은 약 1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지분 매입 이후 빗썸은 신사옥 명칭을 '빗썸금융타워'로 변경했다.
마케팅 지출도 차입 수요를 키운 요인이다. 빗썸은 올해 신규 가입 고객에게 최대 7만원을 지급하는 등 공격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분기 누적으로 광고선전비 266억원, 판매촉진비 1726억원을 집행해, 전체 영업비용(3649억원)의 절반 이상(55%)을 마케팅 관련 비용으로 투입했다. 관련해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연초 20%대에서 최근 30%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업공개(IPO) 추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빗썸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무지표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기 차입을 활용하거나 신사업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빗썸 관계자는 차입금 늘린 이유에 대해 "단기적 운영자금 목적 및 부동산 지분 취득에 따른 지출로 인해 차입한 금액"이라며 "사업적 목적의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빗썸의 현금성자금 보유량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3분기 말 기준 빗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647억원으로, 2분기 1조7954억원에서 70% 급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보유 가상자산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실제 빗썸 보유 가상자산(9월 말 기준)은 1895억원으로, 6월 말(약 9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용자 증가에 따른 예치금 규모 확대도 눈에 띈다. 빗썸 고객 예치금은 3분기 기준 2조9785억원으로 전 분기 1조5384억원 대비 93.6% 늘었다. 시장 호조 속 거래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다만 국내 거래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보유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임의로 매도하거나 담보로 활용할 수 없다. 만약 거래소가 자체 보유분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가격 교란, 내부자 거래 논란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규제로 금지돼 있다.
고객 예치금 또한 '분리 보관 원칙'이 적용돼 금융기관에 별도로 예치되며, 이자수익 역시 고객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예치금을 거래소가 자금 운용에 활용할 수 없는 구조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