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장관 만나 평화안 전달 받아..."협의할 준비"
트럼프 종전안, 돈바스 양보 등 러에 유리한 내용으로 알려져...유럽 등 반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마련한 러시아와의 평화 구상안 초안을 전달받은 뒤 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해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미국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과 만나 미국 측이 제안한 28개 항 전쟁 종식안 초안을 수령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양측이 이 계획의 각 조항을 함께 검토하며 전쟁을 끝낼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건설적이고 솔직하며 신속한 협업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가까운 시일 내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 기회와 평화를 향한 핵심 요소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향후 정상 간 직접 협의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백악관 정상회담 도중 언쟁을 벌이며 충돌했지만, 지난 8월 회담에서는 원만한 분위기로 대화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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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 대통령실 역시 "계획안 초안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면서 "이는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제안한 구상안의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가 더 넓은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고 군축을 수용해야 한다는 불리한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초안은 우크라이나가 국내 통제 지역 일부를 포함해 도네츠크·루한스크(돈바스) 지역 양보, 군 병력 40만 명 수준 축소, 주요 무기 포기, 미국 군사 지원 축소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 우크라이나 지부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의 수용한 내용이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 장관은 "평화는 항복이 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한 채 우크라이나군을 수세에 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최근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시설과 주요 도시를 집중 폭격하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드리스컬 장관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무기에 들어간 외국산 부품의 제조업체·원산지·세부 정보 자료를 제공했다며 "모든 유입 경로를 차단하는 데 미국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