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2035년 북미·유럽 공급
중저가 라인업까지 확대 수주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 원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추가 확보했다.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LG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여의도에서 회동한 지 한 달 만에 양사의 협력이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 AG와 2조601억 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 지역은 유럽과 북미이며,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다. 이번 계약으로 공급되는 배터리는 중저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메르세데스-벤츠의 협력은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와 올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약 150GWh 규모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미 및 기타 지역에서 50.5GWh, 올해 9월에는 미국 75GWh·유럽 32GWh 규모 공급 계약을 각각 맺었으며, 업계에서는 이들 물량이 모두 원통형 46시리즈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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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와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경영진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컬삿 카르탈 센터장, 메르세데스-벤츠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LG전자 조주완 고문,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 [사진=LG] |
이번 계약 성사는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의 여의도 LG트윈타워 방문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난달 13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비롯한 LG그룹 계열사 경영진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 차량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전장 부품·배터리·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시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 품질,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차량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수요 둔화로 글로벌 시장이 캐즘에 놓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5조6999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을 기록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흑자를 이어갔다.
완성차와의 연속된 대규모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입지가 단순 ESS를 넘어 다시 전기차 배터리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공급 계약이 이어지면서 유럽 시장에서 K-배터리 점유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약 금액과 기간 등 세부 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