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가는 중"...딸이 대신 수상 연설
노르웨이 머문 뒤 베네수 복귀 의지...체포 위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권의 구금 위협 속에서 모국을 떠나 노르웨이로 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차도는 1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 참석을 위해 전날 보트를 이용해 비밀리에 베네수엘라를 빠져나와 카리브해 섬나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이동했다. 퀴라소에는 소규모 미군 기지도 있다.
이후 전용기를 타고 오슬로로 향했으나, 악천후로 이동이 지연되면서 시상식 시작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도는 시상식 작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오슬로로 가는 중이다. 내가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었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 장소와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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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카스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난 1월 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취임을 앞두고 반정부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10. ihjang67@newspim.com |
시상식에는 결국 미국에 거주하는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어머니를 대신해 참석, 상을 받았다.
마차도는 준비된 연설문을 통해 이번 수상이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세계 민주주의에 연대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상은 민주주의가 평화를 위해 필수적임을 세계에 일깨운다"라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베네수엘라 국민이 세계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이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즉, 민주주의를 가지기 위해서는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은 마차도가 오슬로에서 망명 생활 중인 세 자녀들과 재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2년 만에 가족과 다시 만날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에 연대해준 베네수엘라 국민과 노르웨이 시민들을 품에 안고 싶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에서 범죄 모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정부는 그가 해외로 나갈 경우 "탈주범으로 간주하겠다"고 공식 경고한 바 있다. 출국 금지 조치도 내려진 상태였다.
마차도는 노르웨이에 잠시 머문 뒤 반드시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그녀에게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귀국 시 체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맞서 온 마차도는 지난해 국민적 지지 속에 야권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승했지만, 대통령 선거 출마 금지 조치를 당한 뒤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