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의 증시가 10일(현지 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연일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날선 반응을 보이며 상대방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40포인트(0.07%) 오른 578.17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52포인트(0.14%) 상승한 9655.53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8.00포인트(0.17%) 뛴 1만6762.50으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2.51포인트(0.13%) 내린 2만4130.14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9.82포인트(0.37%) 하락한 8022.69에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9.16포인트(0.25%) 떨어진 4만3465.34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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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시장은 이날 장이 끝난 뒤 발표될 미 연준의 금리 결정에 집중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제 지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리고 미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연준이 내년 통화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아문디의 선진국 시장 전략 리서치 총괄인 가이 스티어는 "이번에도 다소 매파적인 금리 인하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내년 1분기에는 일시 정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 예산의 영향으로 소득이 낮은 미국 소비자의 지출이 줄면서 2분기에는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가시돋친 공방을 벌이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이 마음을 졸여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나약한 지도자들이 이끄는 쇠퇴하는 국가들의 집합"이라며 비하성 발언을 쏟아냈고,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유럽이 20년 쯤 후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곳으로 전락하는 등 '문명 소멸'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의 NSS는 유럽이 안보 정책 측면에서 훨씬 더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미국과 유럽은 동맹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섹터는 1.5%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는데 이는 명품 자동차 제조사 페라리가 4.8% 급락한 영향이었다. 모건스탠리는 페라리에 대해 '비중 유지(equal weight)'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고, 제프리스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의 인프라 그룹 빈치는 BNP파리바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고, 2026년 유럽 운송 및 인프라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3.1% 하락했다.
네덜란드 보험사 아에곤은 본사를 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하며 이날 STOXX 600 지수 내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원자재 관련 주식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석유 기업 지수는 0.2%, 광산업 지수는 0.75% 상승했다.
은행주도 0.7% 상승하며 시장을 지지했다. 대형 은행인 HSBC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이 홍콩 예금 성장과 아시아 자산관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3.2% 올랐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전날 주주 서한에서 전략적 선택지를 평가하는 한편 재무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13.7% 급등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화요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노르덱스는 8% 상승했고, 지멘스 에너지는 4.3%,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은 4.2% 올랐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언급하며 ECB가 다음 주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