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이 중국 항공모함 전단의 태평양 진출을 감시하기 위해, 오키나와섬 동쪽 약 360㎞ 떨어진 기타다이토지마(北大東島)에 항공자위대 레이더 부대를 배치하기로 하고 공사 착수 단계에 들어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15일 기타다이토지마 지방 당국과 레이더 부대 배치를 위한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기지 조성의 법적·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방위성은 이르면 내년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으로, 완공 후에는 약 30명 안팎의 항공자위대 요원이 상주하며 레이더 운용과 감시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최근 오키나와와 다이토 제도 주변 해역을 오가며 전투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고, 오키나와를 둘러싸듯 항해하는 등 활동 강도를 높인 가운데 나왔다.
일본 정부는 중국 항모 전단이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장기 항행을 이어가고 보급함까지 동원되는 상황을 '안보상 심각한 우려'로 규정하며 감시·경계 강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 태평양 감시망·조기경보 체계 강화
기타다이토지마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동쪽으로 약 360㎞ 떨어진 태평양 상의 외딴 섬으로, 중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미야코 해협을 거쳐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주요 항로를 측방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방위성은 이 일대를 기존 레이더망이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는 '감시 공백'으로 인식해 왔으며, 이번 레이더 부대 설치로 태평양 측 조기경보·정보수집 능력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새로 들어설 레이더는 중국 항모와 호위함, 함재기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합 비행과 해군 훈련 동향까지 포착해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방면 방공체계에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위성·해상초계기, 남서제도와 규슈 등에 설치된 다른 레이더와 결합되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중국군의 이동을 하나의 통합 감시망 안에서 추적·분석하는 효과가 커질 것으로 방위성은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배치를 '경계·감시 강화'와 '억지력 제고' 차원의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중국은 자국을 겨냥한 포위망 강화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레이더 부대 가동 시 미군과의 정보 공유도 원활해져, 오키나와–대만–필리핀해로 이어지는 서태평양에서 미일 대 중국 간 군사적 긴장과 상호 견제 구도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