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해군, 총 12척의 킬로급 보유…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등 장착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수중(水中)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흑해함대의 3000톤(t)급 킬로급 잠수함을 타격해 무력화했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수중 드론이 잠수함을 공격해 타격을 입힌 것은 현대 전쟁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백㎞ 떨어진 러시아 후방 해군기지에서 수행돼 러시아 함정이 어디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러시아는 현재 총 12척의 킬로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날 성명에서 "또 한 번의 독특한 특수 작전으로 해상 공격을 단행했다"며 "사상 처음으로 수중 드론 '서브 시 베이비'(Sub Sea Baby)가 러시아 잠수함을 공격했다"고 했다.
SBU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심각하게 손상을 입어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 드미트로 플레텐추크는 "잠수함은 가장 명중시키기 어려운 목표물"이라며 "러시아와의 해전에서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잠수함을 수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수리는 수면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잠수함이 다시 공격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인 알렉산더 카미신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군의 수중 드론이 역사상 처음으로 잠수함을 무력화시켰다"고 했다.
SBU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 군항에 군함 여러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바다 아래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물보라가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로이터 통신은 "항구의 배치도와 부두들을 확인한 결과 영상 속 장소가 폭발 지점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SBU는 공격 시점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킬로급 잠수함은 한 척당 가격이 4억 달러(약 5900억원)에 달하며 국제 제재로 인해 교체 비용은 5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SBU는 "킬로급 잠수함은 선체가 소리를 흡수해 수중 음파 탐지기에 잡히지 않아 '블랙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잠수함은 후방인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 중이었다.
플레텐추크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은 "러시아 흑해함대는 노보로시스크에 배치된 잠수함 4척 중 1척을 잃은 것"이라며 "이중 3척은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이라고 말했다.
칼리브르 미사일은 함정 발사형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약 50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 통신은 "킬로급 잠수함은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최소 4발 탑재할 수 있다"며 "이 미사일은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에 주로 사용되는 무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공격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잠수함이 손상됐다는 점은 부인했다.
알렉세이 룰레프 러시아 흑해함대 대변인은 "적의 수중 드론 관련 사보타주 시도는 실패했다"며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에 정박한 흑해함대의 수상 함정이나 잠수함 중 단 한 척도 피해를 입지 않았고 승조원도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키이우포스트 등은 SBU가 언급한 '서브 시 베이비' 드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형이라면서 이름으로 볼 때 무인수상정(USV) '시 베이비'의 수중 버전일 수 있다고 했다.
시 베이비는 대당 가격이 약 24만달러이며 지난 10일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을 공격한 적이 있다.
한편 러시아 흑해함대는 계속되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견디다 못해 대부분의 주력 전투 함정들을 모항(母港)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후방인 노보로시스크 항구로 옮겼다.
노보로시스크는 세바스토폴에서 동쪽으로 약 340 ㎞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발발 초기인 2022년 4월 15일 대함미사일 '넵튠' 2발을 발사해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旗艦)이자 러시아 해군의 자존심이라고 불렸던 모스크바함을 침몰시켰다.
모스크바함은 길이 186m, 만재배수량 1만1500톤에 이르는 대형 함정으로 쿠즈네초프 항공모함과 키로프급 원자력 추진 순양함에 이은 '넘버3' 함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