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데이터 저장 용량 3%에 불과...빠른 성장 기대
인도 데이터 현지화 정책 美 투자 불러...전력 용수 안정 공급은 우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인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데이터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인도가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NYT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델리에서 향후 5년간 인도에 175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점에 아마존도 인도 전역의 AI 기반 프로젝트에 35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구글도 인도 대기업인 나디니, 바티 에어텔과 협력해 15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속했다. 메타 역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섰다. 인도의 타타 그룹 등도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NYT는 이들 4대 미국 빅테크의 투자금이 향후 5년간 총 675억 달러(97조 3,478억원)에 달한다며, "인도 역사상 단일 산업 기준 최대급 투자 중 하나"라고 전했다. 뭄바이에 본사를 둔 ASK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소므나트 무케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는 인도에서 전례 없는 단일 섹터 투자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는 전 세계 데이터의 약 20%를 생성하지만 저장 용량은 3%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 수는 미국보다 크게 부족하지만, 세계 최대 인구와 빠른 경제 성장세를 감안하며 확장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 투자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특히 이번 투자 러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여름 인도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며 미-인도 무역 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NYT는 "통상 갈등과 별개로 AI 자금은 인도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의 인프라 여건은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하지만, 인도는 전력망 불안과 물 부족 문제가 상존한다.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인도 정부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NYT는 인도가 데이터 현지화 정책을 강화해온 점도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이미 금융기관이나 메타가 운영하는 왓츠앱에 데이터의 국내 저장을 의무화했으며, 향후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데이터 지연을 줄이기 위해 서버를 소비자 가까이에 두려는 수요도 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의 데이터 상당수는 싱가포르 서버에 저장돼 있었지만, AI 연산이 늘면서 현지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현재 신규 데이터센터는 해저 케이블과 연결이 쉬운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으며, 내륙 대도시인 하이데라바드도 핵심 거점으로 떠올랐다. 이 지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저렴한 전기 요금이 강점으로 꼽힌다.
NYT는 미국 사모펀드 TPG가 타타 그룹과 함께 인도 최초의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전하며, 인도가 '데이터 소비국'에서 'AI 인프라 생산기지'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