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FIFA는 역대급 수요와 수익 재투자라는 이유를 내세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싼 '고가 티켓 논란'을 일축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시작부터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조별리그 입장권은 180~700달러, 결승전은 4185달러에서 최고 8680달러에 이른다. 한화로 환산하면 결승전 최고가는 1280만원 수준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69~1607달러)과 비교하면 최대 5배 이상 올랐다. 월드컵이 부유층의 축제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FIFA는 역대 최고 수요라는 숫자를 꺼내 들었다. FIFA는 30일 "현재까지 200여 개국에서 1억5000만장 이상의 티켓 신청이 접수됐다"며 "월드컵 역사상 가장 높은 수요"라고 발표했다. 평균 관중 수요와 비교해도 3.4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비싸지만 잘 팔린다는 논리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직접 나서 가격 정책을 옹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스포츠 정상회의에서 "현재 판매 중인 티켓은 600만~700만장인데, 15일 만에 1억5000만건의 구매 신청이 들어왔다"며 "하루 평균 1000만건으로 월드컵의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100년 역사 동안 총 4400만장의 티켓이 팔렸는데, 지금은 2주 만에 300년치 월드컵 티켓을 팔 수 있는 수요가 있다"며 놀라움을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 전 세계 축구 발전에 다시 투자된다는 점"이라며 "FIFA가 없다면 150개국 이상에서 축구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IFA 역시 "비영리 단체로서 월드컵 수익의 90% 이상을 211개 회원국의 남녀 축구와 유소년 축구 발전에 재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유럽축구서포터스협회(FSE)는 "월드컵 전통에 대한 역대 최고 수준의 배신"이라며 "월드컵이라는 볼거리를 만들어 온 팬들의 역할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FIFA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전체 104경기를 대상으로 60달러짜리 최저가 입장권을 추가로 내놨다. '서포터 엔트리 티어'라는 이름의 이 티켓은 각국 축구협회를 통해 판매된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60달러 티켓은 각국 협회에 배정되는 물량의 10%에 불과하다. 소나기만 피하려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