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병훈이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중 골프채 3개를 부러뜨려 쓰레기통에 버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P통신의 6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시그니처 대회 중 하나인 RBC 헤리티지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공동 21위로 마친 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 도착한 안병훈은 첫 날 고전했다. 버디는 1개에 그친 반면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3오버파 74타로 60위권에 머물렀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라운드였다.

스코어가 흔들린 결정적 장면은 17번홀(파3)이었다. 티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홀까지 약 10m를 남기고 친 샷이 짧아 그린에 미처 올라가지 못했고, 세 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린 뒤 2m 보기 퍼트마저 홀을 비켜갔다. 더블보기가 적히는 순간, 안병훈의 표정은 굳어졌다. 전반 2번홀(파5)과 4번홀(파3) 보기에 이은 실수가 쌓이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라운드를 마친 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접수처 옆 쓰레기통에는 물병과 에너지바 포장지 사이로 샤프트가 꺾여 있는 골프채 세 자루가 꽂혀 있었다. 회색 그립이 달린 타이틀리스트 클럽이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곧바로 '범인 색출'에 나섰고, 지목된 이는 안병훈이었다.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병훈은 담담하게 유머로 답했다. 그는 "아마도"라며 웃은 뒤, "회색 그립을 단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쓰는 선수들은 워낙 많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그때는 화가 조금 났다"고 털어놓은 뒤, "그래도 같은 클럽이 한 세트 더 있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이며 상황을 가볍게 넘겼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클럽을 희생시켰지만, 인터뷰에서만큼은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분노의 1라운드'가 시즌 전체를 흔들 정도의 후유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안병훈은 이후 사흘 동안 9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적어내 공동 30위권으로 대회를 마쳤다. 클럽 세 자루는 쓰레기통에서 사라졌지만, 스코어카드 위의 성적은 되살려낸 셈이다. 투어 내에서는 장비만 희생된 해프닝 정도로 정리됐고, 규정 위반이나 징계 이슈도 없었다.
이에 비해 2024년 김주형의 라커룸 파손 사건은 같은 무거운 후폭풍을 불러왔다. 김주형은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플레이오프 끝에 준우승에 그친 뒤, 라커룸에서 문을 걷어차 시설 일부를 파손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과 걱정을 동시에 받았다. 마침 이 대회의 승자는 안병훈이었다. 사건은 곧바로 외신과 국내 언론에 보도됐고, 김주형은 성명서를 통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잘못된 행동"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주형은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안병훈에게 패한 이후 아직 우승이 없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