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비중 55%·5000대 양산… '피지컬 AI' 상용화 주도
기술·가격·속도 앞세운 中… 韓 로봇 산업 경쟁력 좌우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초대형 프리미엄 TV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동시에 전면에 내세웠다. 가전과 피지컬 인공지능(AI) 두 축에서 글로벌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에 AI를 결합한 TV부터 사람과 유사한 동작을 구현한 로봇까지 '뉴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하며 중국이 AI·로봇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대형·AI' 무장…TV 시장 프리미엄 저지선 허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사들은 올해 CES 2026에서 100인치 이상급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배치하며 존재감을 강화했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AI 기반 스마트 제품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내세웠다. TCL은 마이크로 LED와 미니 LED, AR 글라스 등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초대형·초고화질+스마트 기능' 조합을 부각했다. 또한 별도 구성한 '에이미 랜드(AiME LAND)' 공간에서 AI 로봇 에이미와 AI 연동 스마트홈 플랫폼을 함께 선보였다. TV를 중심으로 한 단일 제품 제조사에서 벗어나 AI·센서·스마트홈 플랫폼을 결합한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하이센스는 'RGB 미니 LED의 원조'를 강조하며 118형 RGB 미니 LED TV를 부스 중앙에 배치하는 등 초대형·초고휘도 라인업을 앞세웠다. 이들 역시 AI를 이용해 음향·화질을 제어하는 기능을 강조했다. 콘텐츠와 시청 환경에 따라 음장과 화질을 자동 조정하는 기능을 내세우며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한국과의 기술 간격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인식을 주려는 의도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이러한 행보를 '단순 패널 공급자를 넘어 TV 전체 시스템을 설계·통합하는 역량을 과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과거 중국 기업이 성능보다는 패널 크기를 키워 가격과 물량으로 승부했다면, 올해는 패널 성능과 제품 완성도 면에서 프리미엄 제품임을 강조했다. 중국 제품들도 프리미엄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 때문에 중국 TV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성능과 디자인까지 감안해도 선택지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올라온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프리미엄 구간에서도 중국 브랜드를 경쟁상대로 전제하고 전략을 짜야 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영토 확장… 하드웨어 기반 로봇 생태계 독점 승부수
중국의 확장 전략은 가전에 그치지 않고 로봇 분야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유니트리 등 중국 로봇 기업들은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구동하며 상용화 수준을 점검받았다. 전시장에서는 보행, 복싱, 발차기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로봇이 연속 시연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들 로봇은 AI가 단순한 계산·인식 기능을 넘어 물리적 신체 하드웨어와 결합해 인간의 동작을 상당 수준 모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보행 안정성, 균형 제어, 환경 인식 등 복합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되면서 로봇이 연구실을 넘어 산업 현장과 일상 공간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전시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CES 주관사인 CTA 집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 업체 가운데 55%가 중국 기업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단순한 양적 우위를 넘어 대량 생산 체계 구축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애지봇(AgiBot)은 2025년 12월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5000대 양산에 성공했다. 베이징에 휴머노이드 로봇 오프라인 매장도 세계 최초로 열어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중국은 센서·모터·배터리까지 묶은 로봇용 제조 생태계를 바탕으로 제품 설계에서 양산·오프라인 판매까지 이어지는 주기를 다른 글로벌 경쟁사보다 짧게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관계자는 "중국의 로봇 산업은 '기술·가격·속도'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으로 프리미엄과 대중 시장 경계를 허물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단순 스펙 경쟁을 넘어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을 얼마나 빨리 구체화하느냐가 향후 몇 년간 국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