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인도 간 FTA, 세계 무역 관계 재편 가능...중·러에 대한 의존도 낮출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과 인도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르면 이달 말 체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메르츠 총리는 1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서부 구자라트주에 있는 아메다바드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했다.
12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회담 뒤 열린 모디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제때 마무리되면 EU 고위급이 인도를 방문해 최종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든 양측(EU와 인도)은 이 FTA가 체결되도록 하기 위해 또 다른 중대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도 같은 날 후 브리핑을 열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인도를 찾을 예정인 다음주까지 EU와의 FTA 협상이 마무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U와 인도는 2007년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2013년부터 협상을 중단했다. 인도의 수입 관세 철폐와 인도 숙련 노동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 문제 등을 둘러싼 의견 차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2022년 6월 협상을 재개했다.
양측 간 협상은 지난해 이후 급물살을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다.
지난 2월 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7명의 EU 집행위원들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양측은 연말까지 FTA를 체결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EU는 자동차·의료기기·와인·육류 등에 대한 관세의 대폭 인하와 함께 지식재산권 규제 강화를 원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섬유·의류 등 노동집약적 상품에 대한 무관세와 자동차 및 전자제품 등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또한 올해부터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고탄소 제품에 20~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EU 계획에도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 메르츠 총리와 모디 총리 간의 이번 회담이 "매우 집중적이었다"며 (협상)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어 EU와 인도 간 FTA 체결 추진에 대해 "보호무역주의가 고조되고, 미국과 인도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세계 무역 관계를 재편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여겨진다"며 "수년간 논의되어 온 이번 FTA는 양측이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U는 인도의 최대 상품 무역 파트너다. 인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3/24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기준 양국 무역액은 약 1374억 1000만 달러(약 202조 5423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수출액이 759억 2000만 달러, 수입액은 614억 8000만 달러였다.
EU는 인도 전체 수출의 약 17%, EU의 대인도 수출은 전체의 9%를 차지한다.
한편, 메르츠 총리의 방문 기간, 독일과 인도는 핵심 광물부터 의약품에 이르는 분야까지 10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반도체 개발 및 국방 분야 등도 포함됐으며, 인도 의료 종사자의 독일 입국 장벽을 낮추는 협정도 맺었다.
메르츠 총리는 "세계는 우리가 만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재편되고 있다"며 "강대국 정치와 영향력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며 "우리는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도 "인도·태평양 지역은 양국 모두에 중요하다"며 "이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의 체계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