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First"…싱가포르 풀뿌리 조직 'PA'의 통합 비결
[싱가포르=뉴스핌] 신정인 기자 = 29도의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싱가포르 브래들 하이츠(Braddell Heights)의 '커뮤니티 허브'는 활기가 넘쳤다.
주황색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들의 환영 공연부터 90대 어르신들의 경쾌한 체조까지, 이곳에선 세대 간의 벽이 느껴지지 않았다.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20일(현지시간) 오전 시아 키앤 펭(Seah Kian Peng) 싱가포르 국회의장과 함께 시아 의장의 지역구 커뮤니티 시설을 3시간 가량 함께 시찰했다.

◆ "아이들의 생기와 노인의 지혜가 만나는 곳"…실험에서 확신으로
우 의장이 처음 발을 들인 곳은 '커뮤니티 허브'. 이곳은 유치원과 시니어 케어 센터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독특한 구조다.
유치원 원장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옆에 있는 노인 보호 시설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세대 간 연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 의장은 치매 노인 관리 센터와 어린이집이 공존하는 시스템에 주목했다.
우 의장이 "이렇게 한 공간에 어린이와 노인, 치매 중증 환자를 모아 운영하는 것의 이점은 무엇이냐"고 묻자, 시아 의장은 "처음엔 실험적으로 시작했지만, 어린이들은 공경을 배우고 노인들은 손주를 보듯 기쁨을 찾고 있다. 서로에게 이점이 커 다른 지역으로 전파 중"이라고 답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놀 수 있게 칸막이가 없는 구조가 인상적"이라며 "우리나라보다 소득이 두 배나 높은데도 냉난방비 등 운영 효율성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점이 눈에 띈다"고 평했다.

◆ "정부와 주민 사이의 다리"…풀뿌리 조직 'PA'의 힘
시찰의 핵심은 싱가포르의 인민협회(PA)를 통한 공동체 운영 모델이었다.
커뮤니티 클럽 선임 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1960년 사회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설립된 PA는 국민 통합과 신뢰 구축이 목표"라며 "인종 간 조화와 사회 통합을 위해 주민과 정부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나'가 아닌 '우리'가 먼저인 '위 퍼스트(We First)' 사회"라며,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서로 배려하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우 의장은 한국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언급하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우 의장은 "도시화로 인해 공동체가 무너지고 세대 간 분리되는 것은 서울이나 싱가포르나 같은 고민"이라며 "목표는 같다.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지역을 단결시키는 양국의 장점을 서로 비교하고 배우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단순한 복지 넘어 '자기 주도적 노년' 지향"
이어진 '액티브 에이징 센터(AAC)' 방문에서 우 의장은 싱가포르의 고령화 대비 전략을 청취했다. 센터 관계자는 "노인들이 단순히 앉아서 음식을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음식을 만들고 참여하며 '자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ABC+ES'로 불리는 프로그램으로 ▲친구 사귀기(Befriending) ▲케어(Care) ▲연결(Connected) ▲신체활동(Active) 등을 통해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을 탈피하고 건강한 수명을 늘리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소개됐다.
우 의장은 부인 신경혜 여사에게 "고령화 대비는 우리나라보다도 앞선 것 같다"며 현장의 체계적인 시스템에 감탄하기도 했다.

◆ 우 의장 "한국에 통합 시스템 공동체 모델 참고할 것"
이번 시찰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우 의장은 바람막이 점퍼에 단화 등 편안한 캐주얼 복장으로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악수하고 "하이", "니하오"라고 인사하며 소통했다.
어르신들이 모인 야외 강당에선 시아 의장과 함께 체조를 직접 따라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신혜경 여사도 현지 관계자들에게 직접 구운 쿠키와 한국 화장품을 국회 로고가 그려진 쇼핑백에 선물하며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화답하듯 현지 커뮤니티 관계자들 또한 우 의장 내외에게 '복(福)'을 기원하는 서예 작품을 전달하며 양국의 우의를 다졌다.
시찰을 마친 우 의장은 기자와 만나 "주민자치 조직이나 아이부터 어른까지의 통합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다"며 "한국에서도 지역사회 안에서 세대 간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 노력 중인데, 싱가포르의 사례를 잘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우 의장은 정부 예산이 주민 참여 및 기업 후원과 시너지를 내는 구체적인 방법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 사례를 시아 의장으로부터 공유받기로 약속했다.
이번 순방에는 국민의힘 한기호·서일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김현정·송재봉·이정헌 의원을 비롯해 곽현 정무수석비서관,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조경숙 메시지수석비서관, 고경석 외교특임대사, 구현우 국제국장 등 국회 주요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allpas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