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필화의 대가' 원로 작가 김홍주가 초기 오브제부터 지금까지의 작업 17점을 연대기로 선보인다.
글로벌세아 갤러리 S2A에서는 2026년 새해를 여는 첫 전시로 오는 3월 14일까지 김홍주의 개인전 '김홍주: 표면에 남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며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원로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작가는 회화와 조각, 오브제라는 장르적 구분에 앞서 이미지가 화면과 공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색해 왔다. 작업은 하나의 정형화된 형식에 머물기보다, 이미지와 사물,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유연하게 가로지른다.
김홍주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1970년대 오브제 작업에서 5m 규모의 대형 세필화까지 대표작 17점을 소개한다.
전시의 한 축을 이루는 1970년대 작업에서는 캔버스 대신 거울과 창문, 문틀 등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사물 안에 그림을 담아내 회화와 사물의 경계를 허문다. 이 시기 자품인 '무제'는 자동차 문 창틀을 활용한 것으로, 마치 자동차 안에 남성이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겹겹이 흘러 내리는 유채는 비 내리는 창밖을 묘사해 보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초반 작품은 인물화가 주를 이뤘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형태를 드러내지 않은 세필화 작업으로 변모해 간다. 작가의 작품은 멀리서 한 번, 그리고 가까이서 봐야 진가가 드러난다. 얇은 천 위에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 무수한 선들은 멀리서 봤을 때 그 진가를 알기 어렵다.
멀리서 봤을 때 김홍주 작가의 작품은 완벽한 음영을 통해 각자의 해석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붓으로 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색채의 얇은 선들이 쌓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이미지는 특정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작품의 제목이 '무제'다. 관람객을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5m의 대작은 대지처럼 보이기도 하며, 또 다른 그림은 불상 혹은 알라딘 속 요술램프 요정 지니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그림 속에는 숨어 있는 그림도 있다. 풍선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무제' 작품 속에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석산과 폭포가 그려진 또 다른 '무제' 속 석산에도 늠름한 장군의 모습이 녹아 있다. 그렇기에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도 있다.


김홍주 작가는 뉴스핌에 "작품은 아주 자세히 봐야 그 안에 숨어 있는 그림이 보인다. 그 안에 그림을 봤다는 것은, 작품을 정말 섬세하게 관찰했다는 것"이라며 "이 작품은 숨어 있는 그림이 있지만 다른 그림은 그렇지 않다. 그저 보고 각자의 감상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작가의 회화적 사유를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수행적 태도와 예술적 감각이 응축된 표면을 통해 회화의 본질과 대면하는 깊이 있는 시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오는 3월 14일까지 전시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일요일, 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