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갈라'에선 진중함으로 공감
참전 용사 초청부터 문화 행사 교류까지
웃음과 눈물의 입체적 민간 외교 행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친근함과 진중함이라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민간 외교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치맥 회동'에서는 유머와 친근함으로 거리를 좁혔다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에서는 진중한 태도로 한·미 동맹의 의미를 되새겼다.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아가는 이재용식 민간 외교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중함과 친근함 사이…이재용식 소통의 두 얼굴
30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에서 이 회장은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직접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단에 선 이 회장은 "오늘의 자리를 가능하게 해 준 분들과 함께하게 돼 더없이 영광"이라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그는 "3만6000명이 넘는 젊은 미국 병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오늘과 같은 번영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작은 기여이지만,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 국민이 한층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며 감사의 뜻을 거듭 전했다.

이 회장은 발언 도중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통상이나 관세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미 동맹의 역사와 희생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감대를 넓히는 메시지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 사회에서 참전 용사가 초당적 존중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동맹의 정서적 기반을 다시 환기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함께한 이른바 '치맥 회동'과는 또 다른 장면이다. 당시 이 회장은 유머와 친근함으로 좌중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자신을 향한 스마트폰을 보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치킨을 함께 나누며 젠슨 황 CEO와 '러브샷'을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동은 우리나라가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문화 행사 속 교류로 드러난 이재용식 소통
이 회장은 이날 갈라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직접 맞이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환담을 이어갔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를 소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돈독한 관계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는 장면 자체가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일련의 행보를 두고, 이 회장이 유연함과 진중함을 오가며 신뢰와 공감을 동시에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본다. 친근한 유머와 진중한 메시지를 상황에 맞게 구사하는 이재용식 소통 방식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재계 인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번 순회전이 한·미 동맹이 공유된 가치 위에 서 있음을 환기했다고 평가했고, 앤디 킴 하원의원과 웬델 윅스 코닝 회장도 삼성 일가의 기여가 양국 관계와 글로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워싱턴에서 열린 이번 갈라는 문화와 신뢰를 매개로 한 이재용식 민간 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