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미국 온화한 날씨 전망도 유가에 부담
금, 최고가 대비 18% 하락...은도 약 37% 급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발 긴장 완화 시그널에 공급 차질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2일(현지시각) 국제유가는 배럴당 3달러 이상 하락했다. 달러 강세 속에 금과 은 가격 역시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7달러(4.7%) 내린 62.1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도 3.02달러(4.4%) 하락한 배럴당 6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과 미국은 오는 금요일 핵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양국 관계자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기자들에게 이란이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란의 최고 안보 관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협상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지 몇 시간 뒤였다.
이란이 핵 합의에 동의하지 않거나 시위대를 계속 탄압할 경우 개입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위협한 점이 1월 내내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었는데 이러한 긴장이 완화 시그널을 보내면서 유가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를 지명한 점은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유가에는 하락 압력이 됐다.
미국의 날씨가 예년보다 온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이로 인해 난방과 발전에 쓰이는 디젤유 선물이 크게 조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디젤 선물 가격은 6% 이상 하락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3월까지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이 협의체는 계절적 수요 둔화를 이유로 2026년 1~3월로 예정됐던 추가 증산 계획을 지난해 11월 동결한 바 있다.
금과 은 가격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후 급격한 매도세가 계속된 데다, CME그룹의 증거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1.9% 하락한 온스당 4,65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목요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5,626달러 대비 약 18% 급락한 상태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에는 한때 거의 10% 급락했다가 한국시간 3일 오전 3시 32분 기준 온스당 4,630.59달러로 4.8% 하락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광범위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 통화정책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떠받쳤다. 하지만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뒤 금융시장에 존재하던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도 일부 약화됐다.
투자자들은 또한 워시가 통화정책에서 매파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으며, 워시의 지명은 미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금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CME그룹은 지난 금요일 귀금속 선물 거래에 대한 증거금 요건을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조치는 월요일 장 마감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SP엔젤의 애널리스트 존 마이어는 "금과 은은 지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프트 힐의 꼭대기에 도달하면 중력이 작용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물 은 가격은 장중 최대 15% 급락했다가 온스당 76.81달러로 9.2% 하락했다. 은 가격은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1.64달러 대비 약 37% 하락한 상태다.
다만 분석가들은 이번 급락을 장기적인 하락장의 시작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의 유럽 주식 전략 총괄인 엠마누엘 코는 "금은 극단적 하방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급등 이후 조정과 포지션 재정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