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자결제업체 페이팔(NASDAQ: PYPL)의 주가가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부진한 중장기 실적 전망이 겹치며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팔은 3일(현지시간) 알렉스 크리스 CEO를 전격 교체하고 2026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제시했다. 이에 따라 페이팔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0.31% 급락했다.
페이팔 이사회는 HP 최고경영자인 엔리케 로레스를 신임 사장 겸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크리스 체제에서의 변화 속도와 실행력이 이사회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CEO는 팬데믹 이후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회사의 반등을 이끌 임무를 맡아 2023년 취임했다.

신임 CEO가 공식 취임하는 3월 1일까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이미 밀러가 임시 CEO를 맡는다. 로레스는 HP를 6년 넘게 이끌어온 인물로, 결제 산업과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어 월가에서는 이번 인선이 페이팔의 향후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CEO 교체가 회사의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에버코어 ISI는 "새 CEO가 강력한 결제 전문 인력을 영입해 또 다른 다년간의 턴어라운드를 시도할지, 아니면 전략적 자산 매각 등 대안을 검토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전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페이팔은 2026년 조정 기준 연간 이익이 한 자릿수 초반 감소에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LSEG 집계 기준 월가가 예상한 약 8% 성장과 큰 격차가 있다. 회사는 지난해 투자자 설명회에서 제시했던 2027년 중장기 가이던스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고, 향후에는 1년 단위 전망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수적 전망은 소비 둔화 환경과 맞물려 있다. 고금리와 높은 생활비, 고용시장 둔화 조짐 속에 소비자들이 선택적 지출을 줄이고 필수 소비를 우선하면서, 주요 소매업체와 소비재 기업들이 잇달아 수요 약화를 경고해 왔다. 밀러 CF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특히 중·저소득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매 가맹점 전반에서 압박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페이팔의 지난해 4분기(연말 쇼핑 시즌) 매출은 86억8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88억 달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23달러로, 예상치 1.28달러에 못 미쳤다.
크리스 전 CEO가 공을 들였던 고마진 '브랜드 결제(Branded Checkout)' 사업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4분기 브랜드 결제 성장률은 1%에 그쳐, 전년 동기의 6%에서 크게 떨어졌다. 미국 소매 부진과 해외 시장의 역풍,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다.
투자자들은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결제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전통 강자인 페이팔의 시장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우려해 왔다. 회사 측은 브랜드 결제 부문의 모멘텀 회복을 위해 단기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