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골자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과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우려를 표했다.
조 대법원장은 1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국회와 협의하고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는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이 문제는 헌법과 우리 국가 질서에 큰 축을 이루는 그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법관 증원을 둘러싼 찬반이 뚜렷하게 갈린다. 대법관 증원 시 대법원 판결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반면 1심 등 하급심의 항소율을 낮춰야 대법원으로 올라가는 사건의 적체가 해소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찬성 측은 대법관이 2배가량 늘어나면 적체된 상고심 사건이 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대법관 1인당 연간 5000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대법관 수가 늘어나게 되면 과중한 업무가 분산되면서 개별 사건에 대한 심도 있는 심리가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법관 수가 늘어서 대법원 판결이 빨라지면 국민 편익 관점에서는 괜찮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방법이 국민에게 더 혜택이 돌아가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은 오히려 하급심 법원의 재판 공백과 지연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 하급심의 승복률을 높이고 항소율을 낮춰야 이 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주장이다.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상고심이 아니라 1심을 강화해 1심 승복률을 높여야 하는데, 1심이 약하니까 항소하는 것"이라며 "항소율을 낮추지 않으면 아무리 대법관을 증원한다고 해도 (사건 적체는) 해소가 안 된다"고 말했다.
상고심의 실질화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3심제지만 (대법의) 상고심은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종결되는 경우가 상당수라 사실상 무늬만 있는 상황"이라며 "대법관 증원 전에 상고심의 실질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야 했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권위 약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대법관 증원은 결국 대법원의 권위를 낮추겠다는 의미"라며 "현 정권에서 우리편이 아닌 대법원에 입맛에 맞는 사람을 보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앞서 대법관 증원 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11일 전체회의에서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여당 주도로 추진되는 사법개혁안은 이달 중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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