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분할협의서 작성 유효해
유언장 존재 타당해…구 회장 측 기망 없다 판단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구 회장의 모친과 여동생들이 제기한 상속분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구광현)는 12일 오전 故(고) 구본무 LG 선대회장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고 선고했다.

앞서 김 여사 등은 2023년 2월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2018년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LG 주식 11.28%를 비롯해 2조원 규모다.
구광모 회장은 구 선대회장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는 각각 2.01%, 0.51%를 받았다. 김 여사는 지분 대신 두 딸과 함께 구 선대회장이 남긴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 유산을 받았다.
김 여사 등은 2018년 상속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지분을 양보했지만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2022년에 인지했다"며 재분배를 요구했다. 착오 또는 기망(속임)에 의한 것으로 2018년 합의가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 여사 등은 해당 사실을 2022년 알았기 때문에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3년)이 지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침해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이에 구 회장 측은 "15차례 협의해 합의를 마무리한 사안인 데다 유언장 유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구 회장 측은 특히 상속이 완료된 지 5년이 지난 뒤 제기된 소송인 만큼 제척기간도 지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한 핵심 쟁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재산분할협의서는 유효하게 작성됐고 작성 과정에서 속임도 없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속 과정을 봤을 때 LG 재무관리팀은 원고들 위임을 받아 협의서에 날인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최초 협의서에는 구 회장이 LG 주식을 전부 상속받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김 여사의 요청에 따라 구 대표와 연수씨가 일부 상속받는 것으로 내용을 바꾼 점을 고려할 때 원고 측 구체적인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재무관리팀 직원 증언 등을 종합했을 때 '경영재산을 모두 구 회장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 내지 유지 메모는 존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설령 기망행위가 존재했더라도 원고 측은 주식을 분배받는 등 구체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기망행위와 상속재산분할협의 사이에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 측 청구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넘겼다는 구 회장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척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제척기간이 지났다면 기각이 아닌 각하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내용 심리 없이 종결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2022년 무렵 이전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불성립,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존재해 상속권이 침해됐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ahbj11@newspim.com












